필자가 오랫동안 풍수지리학을 연구하고 강의를 하면서 확신하는 것은 가장 세계적인 생태건축의 비법은 바로 우리의 풍수지리학風水地理學 안에 있다는 것이다. 이전부터 앞으로 설명할 내용들을 통해 집안이나 후손들의 운명까지 바꿀 수 있다는 지기地氣의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 쉽게 알아보기로 한다.
풍수의 목적은 간단히 말하면 생기生氣와의 감응感應이라고 할 수 있다. 생기生氣는 천지만물을 탄생시키고 성장시키며 큰 결실을 맺게 할 뿐만 아니라《장경》첫 장에서는 ‘장자승생기야葬者乘生氣也’라 하여 죽은 사람의 몸을 땅속에 묻게 되면 그 생기生氣를 받아 복福을 얻는다고 하여 사람의 운명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 기운으로 본다. 이러한 생기生氣는 바로 물질의 어머니이자 근원인 물로, 먼저 생기生氣로 이루어진 물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물이란 물질은 가장 중요한 음기陰氣로서 흙이란 매개체를 통해 생명을 탄생시키는 필수적인 요소로, 만물이 탄생하기에 가장 알맞은 물을 간직한 땅이 음기陰氣가 충분한 길지吉地가 된다. 연못에 씨앗을 아무리 던진들 싹이 틀 이유가 없으며 물을 거의 품지 않는 바위에서 어찌 생명의 탄생과 성장을 기대하겠는가? 만약 가뭄이 계속된다면 바위에 얹힌 흙은 물을 공급받지 못할 것이고, 그곳에 뿌리를 내린 초목은 다른 곳의 초목보다 빨리 말라 죽을 것이다. 또한 바위에 얹힌 흙은 물을 품을 수 있는 게 한계가 있으니 큰 나무가 자랄 수 없다. 그래서 자연적인 상태라면 바위, 돌, 자갈, 모래, 흙 중에서 적당량의 물을 품을 수 있는 물질은 오직 흙뿐이며 그 속의 물은 생명을 탄생시키는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물이 없다면 모든 생물은 메말라 죽게 될 것이며, 너무 많아도 생명을 잃기 때문에 만물이 탄생하기에 알맞은 양의 물을 간직한 땅이 음기陰氣가 충분한 길지吉地가 된다.
장경》에 나오는 “부토자기지체夫土者氣之體 유토사유기有土斯有氣 기자수지모氣者水之母 유기사유수有氣斯有水”는 “무릇 흙은 생기의 몸체로써 흙이 있으면 생기가 있는 것이고, 생기는 물의 어머니로서 생기가 있으면 물이 있다”는 말이다. 이는 기氣가 수水의 근본 모체로서 현자 탈레스가 “만물은 신들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만물의 근원은 물이다”라고 한 것과 일치한다. 탈레스는 살아있는 것은 곧 만물이며 죽은 것이란 것은 없고, 세상 만물이 다 살아있다고 보았는데, 인간이 물질계에서 살아있는 것과 죽은 것을 규정한 것일 뿐 죽어 있다고 생각되는 돌멩이도 사실 돌멩이로 존재하기 위해 신의 작용력으로서 진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전자가 핵 주위를 도는 운동 외에 자기 무게중심을 지나는 축을 중심으로도 회전운동(스핀)을 하는데, 이러한 운동으로 우주의 모든 물질이 진동하고 있는 현상과 연결 지어 볼 수 있겠다. 그리고 탈레스가 말한 물이란 물질에 국한하지 않은, 보다 근원적인 ‘물’로서 곧 신의 생명력(氣)이 천지 만물의 모든 것에 스며들어 있는 것이다. 실제로 물 없이는 지구상의 어떤 생명체도 살아갈 수 없으며 기氣가 물水의 형태로서 만물의 생장소멸에 작용한다. 그래서 동양학에서 말하는 음양陰陽이 발전하여 오행五行을 만들어가는 생生의 순서(水→火→木→金→土)에서도 당연히 가장 먼저 수水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그리고 필자의 생각으로는 탈레스가 ‘물’이라고 표현한 것은 최초 번역상의 문제일수도 있겠지만 ‘물’이라는 단어는 기氣의 액체상태만을 연상할 수 있으니, 고체든 액체든 기체든 어느 상태이든지 상관없는 ‘수水’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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