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대에 큰 흐름을 가지고 일어나는 풍조(風潮)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열풍”이라 한다. 스포츠 열풍을 비롯해 로또 열풍, 주식 열풍, 펀드 열풍, 부동산 열풍 등은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풍조들이다. 저녁 뉴스에 점철(點綴)되는 듯하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열풍들이 돈과 연결되어 있다. 그만큼 대한민국은 자본주의라는 이름 아래 돈의 가치가 그 중심에 서 있다.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기보다 부자로 살기를 더 갈망한다. 한 인간으로서의 절대적 가치보다 상대적 가치에 더 함몰되어 자신을 평가하고, 평가받는 시대가 되었다. 심지어 나라의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를 외치는 대학교육도 자본주의 앞에 번번이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끝나고 만다. 인문학과 철학은 취업을 앞둔 청년세대들에게 이미 매력조차 없는 영역이 되었다. 우리 사회의 한 면(面)을 살펴보면 재테크(Financial Technology)라는 이름으로 동학개미, 서학개미, 개미주식, 등 다양한 신조어들이 등장하고 있다. 주식에서 “개미”는 소액투자자를 의미한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숫자는 많지만 소액투자자로서 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특히 동학개미는 1894년에 전봉준을 비롯한 동학도와 농민들이 일으킨 농민 운동에서 가져온 신조어다. 반봉건주의, 반외세를 외치며 힘없는 농민들이 똘똘 뭉쳐서 일어난 개혁 운동처럼, 외국 투자자들의 매도로 국내주식이 폭락하자 개인 투자자들이 뭉친 것이다. 주가 하락을 막고 오히려 주가를 올리는 역할을 했다. 반대로 서학개미는 국내주식이 아닌 해외주식을 사들이며 수익을 추구한다. 여하튼 주식 열풍의 핵심은 보유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여 높은 이익을 얻고자하는 열망(熱望)인 것이다. 문제는 우리 사회에 돈(Money)이라는 가치가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의 가치를 넘어섰다는 사실이다. 돈은 선한 것도, 악한 것도 아니다. 우리 사회의 중심 가치는 행복도, 사람도 아닌 돈이다. 맘모니즘(mammonism)사회다. 부와 돈, 재산과 재물을 절대시하며 그것에 최고의 가치를 부여한 사회다. 다양한 사회적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부(富)의 편중화, 부의 양극화는 이를 잘 반영해 주고 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돈은 중성적인 도구일 뿐이다. 생활의 편리를 위한 도구다. 그러나 돈은 선하게 사용하든 악하게 사용하든,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그 힘을 발휘한다. 우리가 돈의 열풍이 아닌 사람(人)을 다시 생각해야 할 이유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 함양도 자유로울 수 없다. 코로나19로 한 차례 연기하여 진행되는 2021 함양산삼엑스포를 통해 단순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사람과 자연의 공존(共存) 가능한 함양의 가치를 더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한다. 군을 비롯해 민간이 가진 다양한 역량을 하나로 모아 성공적 산삼엑스포를 개최하기를 바라는 이유다. 단순한 엑스포 열풍이 필요하다. 행정기관에서 더 적극적인 시도와 열풍을 일으켜주길 바란다. 우리는 누구나 후회함 없이 이 땅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그러나 시대의 풍조에 따르는 큰 흐름을 거스르며 산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혹독하다. 그러나 그 혹독함은 가장 값진 것으로 우리 자신에게 보상한다. 열풍에 휩쓸리지 않는 “나다움”의 대가(代價)다. 세계적인 기업의 경영 컨설턴트로 활동 중인 영국인 앤드류 홈즈(Andrew Holmes)는 “자신을 믿고 나다움을 찾으라”하였다. 자기 신뢰를 바탕으로 “나다움을 찾는 것”은 가장 중요한 것이다. 세상 속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풍조가운데 나 자신을 믿고 중심을 지키며 나만의 개성을 잃지 않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함양다움”이 곧 이번 “함양산삼엑스포”의 성공 키워드(key word)가 될 것이다. 돈의 가치가 지배하는 천박한 자본주의가 아닌 생명과 자연이 인간과 공존할 수 있는 희망의 가치를 기대해 본다. 나를 잃어버리고 타인의 시선에 따라 평가받는 사회적 열풍이 그 힘을 잃고, 함양다움의 열풍이 따뜻한 봄바람처럼 가득히 불어오기를 고대한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