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집(後集)65장눈으로 서진(西晉)의 가시밭을 보면서도 오히려 날카로운 칼날을 자랑하고 몸은 북망산의 여우와 토끼 차지인데도 오히려 황금을 아낀다. 옛말에 이르기를 ‘사나운 짐승은 쉽게 굴복시킬 수 있으되 사람의 마음은 항복받기가 어렵고 산골짜기는 쉽게 메울 수 있으되 사람의 마음은 채우기가 어렵다’고 하였으니 진실로 그러하도다.<원문原文>眼看西晉之荊榛(안간서진지형진)하되 猶矜白刃(유긍백인)하며 身屬北邙之狐兎(신속북망지호토)하되 尙惜黃金(상석황금)하나니 語(어)에 云(운)하되 猛獸(맹수)는 易伏人心(이복인심)은 難降(난항)하며 谿壑(계학)은 易塡(이전)이로되 人心(인심)은 難滿(난만)이라 하니 信哉(신재)로다. <해의解義>진서(晋書)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서진의 삭정(索靖)이란 사람이 장차 천하에 난리가 날 줄 알고 낙양성 궁궐 문의 구리로 된 낙타의 상을 가리키며 “장차 네가 가시덤불 속에 있게 됨을 보리라”고 하였다. 그 뒤 과연 북방의 오랑캐들이 침입하여 천하는 크게 어려워지고 사진은 강남으로 달아나 동진이 되고 낙양의 궁궐은 폐허가 되었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자신의 눈으로 부귀영화와 부강함이 이토록 어이없이 쓰러지는 것을 보면서도 자신의 권력과 강함을 자랑한다. 또한 이 몸은 죽어서 북망산에 여우나 토끼의 밥이 되는 것인데도 재물에 그토록 집착한다. 이로 미루어 보면 사람의 마음이란 그야말로 다스리기 힘들고 만족시키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주註>西晉(서진) : 중국의 왕도 265년에서 316년까지 존속함. 荊榛(형진) : 가시덤불. 白刃(백인) : 희칼날. 北邙(북망) : 낙향 북쪽의 산, 공동묘지로 쓰였음. 谿壑(계학) : 골짜기. 信(신) : 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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