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국장, 순두부, 두부김치. 단 3가지 메뉴로 건강한 밥상을 평정한 두재고개순두부. 든든하고 속이 편한 음식이 생각날 때, 집밥 같으면서 별미같은 음식을 먹고 싶거나 점심메뉴가 고민스러울 때 찾아가볼만한 곳이다. 두재고개순두부는 정선탁 김경인 부부가 2005년 3월25일 문을 열고 올해로 16년째 운영하고 있다. 까랑까랑한 목소리로 손님응대를 하는 남편 정선탁(61세)와 아무리 손님이 몰려와도 너끈하게 음식을 해내는 부인 김경인(60세). 십수년 손발을 맞춘 두 부부의 스텝은 엉킴이 없다. “싸우죠, 안 싸우면 부부가 아니죠”라고는 하지만 그사이 부부는 믿음 섞인 눈빛을 주고 받는다. 칠공주 중 넷째로 태어난 김경인씨가 식당을 하게 된 것은 남편과 함께 친정 부모님의 과수원 일을 도와 드리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이후다. 6년간 농사를 지었지만 과수원 일이 호락호락 하지 않았다. 그녀는 식당을 하겠다고 맘먹고 할머니, 어머니가 해 주신 음식 맛을 기억하며 두부를 만들고 청국장을 띄웠다. “예전에 먹어본 기억만 가지고 그냥 만들었죠. 어디 가서 배운 적도 없어요” 원하는 맛을 찾기까지 경인씨는 버린 두부도 허다하다고 했다. “두부가 흔한 음식이긴 한데 참 예민한 녀석이에요. 간수의 양이 약간만 차이 나도 두부 질이 완전히 달라져요. 딱딱함과 부드러움, 고소함과 짠맛이 간발의 차이로 달라지죠” 청국장도 마찬가지였다. 아무것도 몰랐던 두 부부는 실패를 거듭한 뒤 지금은 온도와 습도가 중요한 청국장이 가장 맛있을 계절에 1년 치 청국장을 띄운다. 남편 선탁씨는 “몇 년을 고생하고 나니 이제는 청국장을 띄우는 아래채를 지나가다 냄새만 맡아도 얼마나 숙성됐는지 알 수 있죠” 두재고개순두부의 모든 음식은 국산콩으로만 만든다. 국산콩만 고집하는 이유는 단 하나, 맛의 차이 때문이다. 경인씨는 “국산콩은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해서 두부가 고소하고 한층 담백해요” 여기 두부김치를 먹어보면 두부의 참맛을 알 수 있다. 직접 농사지은 배추로 김장을 담가 3년 이상 된 묵은지로 만든 볶음김치가 곁들여진 두부김치. 젓가락질이 바빠질 수 밖에 없는 그 맛이다. 부부는 오전9시부터 11시30분까지 하루치 장사 준비를 한다. 매일 두부를 만들고 밑반찬을 장만한다. 선탁씨는 장금이 아내가 실력발휘를 할 수 있도록 식재료를 다듬고 씻고 썰어 준다. 이 집의 깔끔한 밑반찬은 아내의 손맛과 남편 정선탁씨의 부지런함이 만든 합작품이다. 식당에 쓰이는 채소는 대부분 정선탁씨가 직접 농사지은 것이다. 농사부터 주방보조, 서빙까지 일인다역을 해 내는 선탁씨는 아내의 든든한 조력자다. 한결같은 맛으로 한결같이 손님을 맞이하는 두재고개순두부. 가격까지 한결같이 7천원이다. 처음 개업당시 5천원이던 것이 16년동안 2천원 인상됐다. “맨 처음 장사할 때 콩이 킬로에 2300원했는데 지금은 3배 정도 올랐어요. 그렇다고 순두부 가격을 그만큼 올릴 수는 없죠. 이익을 더 남기겠다고 수입콩을 쓰는 것도 우리 스스로의 믿음을 깨는 거구요” 처음처럼, 몰라서 순박하게 장사를 시작했던 그 시절 그 마음 그대로 식당을 운영하는 정선탁 김경인 부부다.두재고개순두부에 가면 담금주가 여기저기 진열돼 있다. 마시지도 않는 술을 취미로 재미로, 정선탁씨는 담근 것이다. 식당에 전시된 담금주 중 2006년산 산마주가 있다. 정선탁씨는 이 산마주를 식당개업 20주년이 되는 날 개봉할 예정이다. 개봉박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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