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필수품 자동차, ‘나의 애마’라 칭하며 애칭까지 만들어 불러주기도 한다. 게다가 자동차는 이제 이동수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세상에 하나뿐인 자동차를 소유하기 위한 튜닝, 여가를 즐기는 새로운 방식 차박, 금전이 바탕이 돼야 가능하지만 자동차 수집까지, 다양한 취미와 생활방식 등이 차에 묻어난다. 애지중지하던 나의 자동차가 행여 파손되거나 흠집이 생기는 일이 발생한다면? 함양에서 이런 불상사가 생겼다면 우리는 박우덕씨를 찾아가게 돼 있다. 화신공업사에 근무하는 박우덕(58)씨에게 어떤 자동차를 들이밀어도 뚝딱! 원래 모습으로 만들어낸다. 1960년경 설립된 화신공업사는 함양에서 자동차 고치는 곳으로는 유일한 공장이었다. 함양시외버스터미널 뒤쪽 현재 위치로 1987년 이전했다. 박우덕씨는 3일간만 일하러 함양에 왔던 것이 인연이 되어 화신공업사로 이직하여 26년째 근무하고 있다. 박씨는 18살 때 자동차 수리 일을 시작했다. 모두가 힘들었던 그 시기에는 기술을 배워야 밥을 굶지 않았다. 진주에서 태어난 박씨도 무조건 기술을 배워야했다. 만드는 걸 좋아했다는 박씨는 기본적으로 손기술이 있었기에 이 일이 안성맞춤이었다. 월급은 없지만 밥 먹여주고 잠 재워주고 기술도 배울 수 있었다. 뭐든지 배우면 머릿속에 심고 손으로 익혔다. “맨 처음 받은 돈이 5천원이었지, 지금으로 치면 50만원쯤 되려나. 그때는 기술 배우는 게 급선무였으니 월급 받는 건 나중 일이었지” 기아산업 K303, 현대자동차 포니, 새한자동차 제미니 등이 박씨가 처음 수리했던 차들이다. 지금은 외제차는 물론이며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차량은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고 할 수 있다. 박씨를 찾아오는 차들은 얼마나 망가져서 오는 걸까. “심하게 망가진 차는 전복돼서 오는 차들이죠. 견적만 천단위가 넘어요. 작업시간도 10여일은 족히 걸리는 것도 있고요. 형체도 알아보기 힘든 차를 처음 모습 그대로 복원하는 것이 제 일입니다” 40여년 간 이 일을 해 온 우덕씨는 지금도 하루에 2~3대의 차를 수리한다. 한달이면 60~70대 가량 되는 차가 우덕씨의 손을 거쳐 가는 것이다. 우덕씨를 정확히 말하자면 판금기술자. 사고 등으로 인해 변형된 자동차의 형태를 원래 모양대로 복원하는 것이다. 99.99% 완벽하게요? “그 정도는 장난이죠” 호언장담하는 박씨는 “40여년이란 긴 세월동안 하다보니 기본적인 기술이 습득된 상태라 어떤 차가 와도 수리가 가능하죠. 비행기를 만들라고 하면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요”라며 자신의 손기술에 신뢰를 내비쳤다. 차체를 원형복원하는 것은 순수하게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요즘 차들은 전기로 자동화되고 센스로 작동하여 예민하다. 이러한 복합적인 기술에 자동차 도장, 판금은 손기술이 없다면 불가능한 작업이다. “자동차 판금은 기계로 되는 게 아니죠. 100퍼센트 수작업. 내 머릿속에 기술이 다 저장돼 있어요. 머릿속에 세팅된 기술로 모닝부터 벤츠까지 내 손끝에서 모두 복원됩니다”그는 적어도 10~15년 이상 이 일을 해야만 숙련공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완벽추구. “일차적으로 내 마음에 들어야 손님이 마음에 들겠죠. 내 마음에 들 때까지 완벽하게 복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내 스스로가 완벽하다고 만족해야 차주에게 키를 넘기죠” 상처 난 나의 애마를 되돌리고 싶다면 그를 찾아가자. 박우덕씨는 나의 애마 ‘붕붕이’의 시계를 거꾸로 돌게 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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