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집(後集)61장발을 높이 걷고 창문에 기대어 청산녹수가 구름과 안개를 머금고 토하는 것을 보노라면 천지의 자재(自在)함을 알 수 있고 대나무와 수풀 우거진 곳에 새끼 친 제비와 우는 산비둘기가 시절을 보내고 맞이하는 것을 보노라면 외물과 내가 모두 잊혀짐을 알게 되리로다.<원문原文>簾櫳高敞(염롱고창)하고 看靑山綠水呑吐雲煙(간청산녹수탄토운연)하면 識乾坤之自在(식건곤지자재)하며 竹樹扶疎(죽수부소)에 任乳燕鳴鳩送迎時序(임유연명구송영시서)하면 知物我之兩忘(지물아지량망)이니라.<해의解義>발을 걷고 창문을 활짝 열어젖혀서 청산녹수가 구름과 안내를 머금고 뱉는 것을 바라보고 있으면 천지의 조화가 무궁자재(無窮自在)하다는 사실을 곧 알 수 있다. 대나무와 수풀이 울창한 곳에 제비가 새끼를 치고 비둘기가 와서 울면서 계절을 맞이하고 보내는 대자연 속에 몸을 맡기게 되면 누구라도 또한 물아일체의 경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주註>簾櫳(염롱) : 발과 창문. 高敞(고창) : 높이 열다. 扶疎(부소) : 무성하게 우거진 것. 乳燕(유연) : 새끼치는 제비. 時序(시서) : 계절의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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