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시작되고 벌써 한 달이 지나가려고 합니다. 생각해보니 작년 2월5일 저는 일본에서 “또 바로 올게요”라고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왔습니다. 그때 어머님이 “그래요. 바로 와줘요. 나 외로워서. 매일 가다릴게”라고 하셨는데 지금도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후 6개월 정도는 아버지가 힘들면서도 알츠하이머이신 어머니를 돌봐주시면서 하루하루를 보내셨지만 결국 아버지 혼자선 너무 힘들어서 어머니를 사설에 보내셨습니다. 같이 계셨을 때는 어머니 때문에 힘들어서 어머니에 대한 불평불만도 많았지만 지금은 어머니의 빈자리가 너무 크다보니 역시 어머니가 자신에게는 최고의 아내였다고 말씀하십니다. 어머니를 시설에 보냈던 후 자기도 혼자 있으면 아들, 딸, 며느리의 걱정꺼리가 된다고 노인들이 함께 사는 홈에 들어 가보셨습니다. 갈 때는 아주 희망찬 모습으로 가셨지만 가고난 이틀째부터 갑자기 혈압이 높아지기 시작하셨습니다. 원래 130정도였던 혈압이 180까지 올라가서 홈의 요양사가 이대로라면 건강적인 부분이 걱정된다고 하셨습니다. 아버지께 매일 전화하면서 아버지가 새로운 환경에 빨리 익숙해져야 되겠다는 부담을 가지고 계신 것이 느껴졌습니다. 아버지께서 많이 참고 있는 모습이 보여 조금씩 아버지의 속마음을 들어드렸습니다. 자기 때문에 가족에게 걱정을 끼치지 말아야 되겠다는 생각에 홈에 들어가려고 했다고 사실은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고백하셨습니다. 아버지의 고백을 듣고 너무 죄송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혼자 참지 말라고 했습니다. 안 그래도 옆자리에 늘 계셨던 어머니가 안 계시는 것만이라도 힘드실 텐데 집에 다시 가시라고 했습니다. 아버지가 지금까지 우리를 위해 살아와주셨다가 이제 우리가 아버지 위해서 살 수 있을 때가 왔다고 말했더니 미안하다고 우셨습니다. 솔직히 아버지의 이렇게 약한 모습과 눈물을 처음으로 봤던 것 같습니다. 결국 1주일 만 홈에 있었다가 집으로 다시 오셨습니다. 그 후는 올케가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를 정말 잘 돌봐주십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밤에 혼자 계시는 아버지께 전화를 하는 것 밖에 없습니다. 며칠 전에 아버지께 “코로나 때문에 힘들지만 나중에 괜찮아지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해볼까?” 라는 질문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나 생각했다”라고 하셨고, 의외로 빨리 답을 해서 놀랐습니다. “무엇을 하고 싶은데?” 라고 물으니 아버지께서 아주 기쁜 표정으로 “할머니(저의 어머니) 만나로 가”라고 하셨습니다. 지금 세계 전체가 코로나 때문에 힘들지만 지금의 문제는 코로나에 걸리는지 안 걸리는지 만이 아닌 것은 확실합니다. 우리 부모님을 볼 때도 코로나가 없었으면 삶의 모습이 지금과 달랐을 것 같습니다. 직접 못가는 상황에서 영상통화를 할 수 있는 이 시대에 아주 감사합니다. 일본은 지금까지 여러 재해도 잘 이겨왔는데 안 보이는 이 바이러스에 많이 흔들이고 있습니다. 확진자가 많은 것도 문제이지만 한국보다 훨씬 일자리 찾기에 좋은 환경이었던 일본이 지금은 실업자 문제가 심각해졌고 취직을 취소하는 회사가 작년보다 6배 정도 많아서 대학교까지 나오면서도 무직으로 졸업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여행 업계의 타격은 바로 눈에 보일 만큼 심각하지만 다른 업체에도 코로나의 영향이 큽니다. 예를 들어서 점포가 있는 업체, 옷가게, 가전제품 등등 가서 사야 되는 가게는 앞으로 적어진다고 합니다. 점포가 적어지면 건설업도 힘들어진다는 말도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원래 배달이 아주 발달하고 있었지만 코로나 때문에 일본에서도 배달 문화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신기한 경향은 코로나가 발생한 후부터 산을 사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답니다. 아웃도어를 좋아하는 이들이 사람이 많이 모이는 캠프지에 못가서 자기의 캠프지를 만들고 자기 가족만의 피서지를 산에서 찾고 있습니다. 아예 공기 좋은 시골로 옮겨 사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그런 사람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 시골 중에도 함양, 산청이 인기가 많다고 들었지만 이 정보가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코로나 때문에 함양 인구가 많아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병을 disease라고 합니다. 이 언어는 합성어인데 dis(없다)+ease(안심) 랍니다. 지금 코로나라는 병을 통해서 사라진 안심을 되찾기 위해 사람들이 공기 좋은 시골로 찾아오는 것 같고, 시골에 있으면서도 도시에 있을 때처럼 일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바로 농사를 하면서도 컴퓨터 하나, 스마트폰 하나로 이 시대 최신의 일을 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어떻게 어려운 시대에도 확실한 것은 발전해왔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힘을 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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