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센티미터 이상의 대설 이후 함양 인근 산자락들은 아직도 하얀 모자에 하얀 목도리를 두른 채 따스한 햇살을 맞이하느라 호들갑과 너스레를 떤다. 세상의 모질고 각박한 설움들을 달래기는 커녕 호령으로만 가르치려 드는 칼선 바람들이 기세등등 한창이더니 어느새 훌쩍 자리를 뜨고 살포시 하얀 솜털로 세상의 기운을 감싸 안으면서 새하얀 평화를 전하는 하늘 선녀님도 며칠 전 잠깐 다녀가신 오늘이다. 지난 주에는 함양 곰실에 자리한 동사섭 행복마을에서 코로나 기간동안 띄우고 있는 온라인 행복 수행 프로그램에 참여했었다. 프로그램은 4일에 걸쳐 저녁 3시간으로 온라인 화상 회의 어플을 통해 전국 각지에서 참여하신 분들과 실시간으로 연결되어 진행되었다. 수행의 제목은 ‘수심’이었다. 마음을 닦는 수행의 자리. 삶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질문들을 당연함으로 지나치지 않고 굳이 질문을 하는 질문자들이 그리 고 풀리지 않을 것만 같은 마음의 숙제들을 지닌 숙제자들이 삶의 해법을 구하느라 곰실의 행복마을 촌장님이신 용타스님을 찾곤 하였단다. 구하는 분들에게 안내하시고 공유하셨던 삶의 해법들을 한 묶음으로 묶어 동사섭이라는 프로그램을 내오셨단다. 그 해법들을 참여자들이 각자의 마음장 안에서 스스로 풀어서 공부할 수 있도록 시간과 장소를 마련한 수행프로그램이 동사섭이라 했다. 내가 참여해 본 동사섭 공부장은 지난번의 ‘참만남’ - ‘느낌 공유장’이었고 이번에는 마음을 닦는 ‘수심장’이었다. 마음은 무엇인가 - 마음에는 생각(머리마음)과 느낌(가슴마음)이 있다. 마음을 왜 닦는가 - 생각을 닦아서 느낌을 행복(좋은 느낌)에 이르게 함이다. 느낌은 스스로 일어나지 않고 생각을 따르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낮은 차원의 생각을 높은 차원의 생각으로 끌어 올리면 느낌은 생각을 따라 올라가 높은 차원의 좋은 느낌에 이르게 된다. 좋은 느낌이 곧 행복의 상태이다. 마음 닦기의 원리는 어디에 있는가 - 삶의 다섯가지 원리 - ‘정체’, ‘대원’, ‘수심’, ‘화합’, ‘작선’ 중 하나의 원리. (삶의 다섯가지 원리에 대해 들었을 때 아무리 뜯어보아도 완전한 구성을 갖춘 삶의 작용 원리로구나 싶었다.) 마음은 어떻게 닦는가 - 내면에서 일어나는 생각의 낮은 차원을 생각의 높은 차원으로 끌어 올리는 아주 구체적인 수행기법들을 체험한다. ‘지족’과 ‘감사’ 등의 마음 기법들이 이론이 아니라 마음의 연습 수행들로 활용되면서 동시에 참여자 스스로가 해법을 찾아가도록 설계되어 있다. 공부 참여자들은 마음 공부장을 떠나서 일상의 생활로 돌아왔을 때에도 쉽게 응용하면서 행복이라는 좋은 느낌을 꾸준히 가꾸어 갈 수 있도록 ‘마음힘이 커져 있음’이라는 열매 하나씩을 선물로 챙겨 갈 수 있었다. 그러한 공부장이 함양의 곰실마을에 있어왔음을 알면서도 참으로 늦게서야 참여를 하게 된 필자는 이 칼럼을 빌어 함양군 독자들에게도 얼른 소개하고 싶어졌을 정도로 그 공부의 내용이 참으로 훌륭하고도 유익했나보다. 물론 마음을 닦는 일이 이렇게 특별하게 마련된 시간대에 특별한 장소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님이다. 생명삶으로 주어진 인생이라는 이 커다란 공부자리를 가진 우리들은 각자의 마음을 품고 살면서 매일의 시간과 매 다른 장소에서 만나지는 모든 인연들과 매 색다른 관계들을 경험하면서 마음을 보고 듣고 마음을 여미고 닦으면서 자기 마음을 공부하느라 부지런한 삶을 살고 있음이다. 더구나 애 어른 할 것 없이 각자 자기 마음에서 얻어진 경험치들에는 나름의 공부 흐름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하니 지구상 모든 사람들이 엮어내는 그 수백억가지의 공부 갈래들은 결국 하늘에서 내린 모든 비들이 산을 내려 강을 달려 바다로 이르듯 어김없이 모두 행복을 향하고 있으려니 한다. 세상에 펼쳐져 있는 기쁨과 아픔 - 인생고락 -이라는 파노라마식 여행들을 지나면서 우리는 어느덧 세월을 넘어 우려지고 숙성되고 철이 들면서 자신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행복을 직감하는 공부의 결실에 이르게 되어 있음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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