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야구를 좋아합니다. 야구장을 자주 찾는 것은 아니지만 야구 중계를 거의 놓치지 않고 보는 편입니다. 투수와 타자의 수 싸움, 감독의 작전 등을 예측하며 즐겁게 봅니다. 지난해에는 우리 지역팀인 NC 다이노스가 통합우승을 했습니다. 저는 NC 다이노스의 선수들 중에 원종현 선수를 가장 좋아합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그가 극복한 험난한 인생역정을 보며 그 선수를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원종현 선수는 200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LG 트윈스의 지명을 받았지만, 팔꿈치 부상으로 단 한 번의 1군 등판도 못한 채 방출되었습니다. 2010년에는 소속팀도 없는 상황에서 팔꿈치 인대 접합과 뼛조각 제거 수술을 함께 받고 재활 훈련을 하던 중 2011년 NC의 첫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전남 강진으로 내려가 테스트를 받고 NC 창단 멤버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습니다. 원종현은 1군에서 딱 1개의 공을 던지고 은퇴하는 것이 최대의 소원일 정도로 절박한 심정으로 오버핸드 투수에서 스리쿼터형 투수로 투구폼을 대대적으로 수정해서 3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프로 데뷔 8년만인 2014년 4월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습니다. 그 후 그의 첫 포스트 시즌에서 자신을 방출했던 LG를 상대로 시속 155㎞의 직구를 던지는 등 드라마 같은 선수 생활을 합니다.그러나 또 다시 원종현은 인생 최대의 위기를 겪습니다. 2015년 1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어지럼증을 느껴 조기 귀국했는데, 병원에서 정밀 검진 결과 대장암이 발병했다는 판정을 받고 12차례나 항암치료를 받았습니다. 당시 너무 힘들어 모든 걸 포기하고 싶었지만 구단에서 연봉을 동결해주고, 동료들이 155라는 숫자(포스트시즌에서 던진 구속)를 헬멧에 붙이고 경기에 뛰면서 응원해주어 대장암을 완치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는 대장암을 완치한 뒤 선수 식단을 소화하지 못해 매일 아내가 싸준 도시락을 가지고 다니며 기본 훈련부터 다시 시작해서 NC 다이노스의 마무리 투수로 다시 한번 더 부활합니다. 체력 저하로 흔들림이 있었지만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2020 한국시리즈에서 마무리 투수로 활약해서 팀의 통합우승을 결정짓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삼진으로 잡고 만세를 부르고 포수 양의지 선수와 포옹하며 우승의 감격을 누립니다. 저는 원종현 선수를 보며 불사조를 떠올립니다. 방출, 수술, 재기, 투병 생활, 부활 등 인생의 고비마다 좌절하지 않고 프로정신을 갖고 그 바닥에서 살아남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 원종현 선수의 의지에 박수를 보냅니다. 절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불굴의 의지로 끝내 극복하고 정상의 자리에 우뚝 선 원종현 선수를 보며 삶의 큰 교훈을 얻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일수록 서로 응원하며 이 시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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