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을 잘 마무리하시고 2021년 새해를 행복하게 맞이하셨습니까? 힘겨운 일은 아직 가득하지만 마음만은 새로운 기운을 가지고 새 출발합시다. 일본에서는 연말이 되면 집 전체를 대청소합니다. 아버지의 꼼꼼한 성격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저희 집 모든 식구가 청소에 동원이 되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오빠랑 제가 주로 맡았던 일은 창문닦이였습니다. 준비물은 헝겊, 창문닦이용 세제, 의자입니다. 헝겊은 이날을 위해서 어머님이 우리가 안 입는 셔츠 속옷 등을 많이 보관하고 계셔서 집 전체의 창문을 닦아도 남습니다. 아빠의 기준이 유리가 마치 없는 것처럼 닦는 것이었습니다. 안에서 닦고 밖에서 보면 안쪽 창문이 잘 닦였던 것처럼 보이는데, 또 안에 들어와 보면 햇빛에 비치면서 잘 안 닦였던 부분이 하얗게 보입니다. 그럴 때는 다시 하라는 말 듣기 전에 빨리 나가서 다시 닦았습니다. 보통 오빠가 세제로 닦았다가 제가 말린 헝겊으로 마무리를 했는데 다시 닦을 때는 오빠가 함께 해주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시작하고 1층하는 것만으로 점심 때까지 시간이 걸렸습니다. 엄마가 준비해줬던 맛있는 점심을 먹고 오후의 작업이 시작했습니다. 오후의 창문닦이는 오전과 조금 다릅니다. 저는 이 시간을 좋아했습니다. 왜냐하면 바깥쪽을 닦을 때는 지붕으로 올라가서 해야 되었습니다. 저희 집 지붕은 기와였기 때문에 나갈 때 조심해야합니다. 오빠랑 같이 나가면 겨울인데도 2시정도라면 햇빛이 따뜻하게 느껴져서 지붕에 잠시 누워서 자본 적도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그 때의 추억에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하루 종일 창문을 닦으면 피곤했지만 들어오는 빛이 더 맑아진 것 같아서 기분은 좋았습니다. 또 하나의 연말의 추억은 연하장 쓰기입니다. 저희 부모님은 서예를 잘 하셔서 200장 정도의 연하장을 하나하나 일일이 붓으로 쓰셨습니다. 그것을 보고 저도 도전했는데 부모님만큼 잘 쓰지 못하니까 짜증이 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보통 다음해의 띠를 그림으로 넣었습니다. 저는 그림은 조금 자신이 있어서 예쁘게 그리는데 한 장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보통 50장 정도 쓰는데 10일은 시간 투자했었어요. 그런데 우리 큰오빠는 연하장에 아주 こだわり(코다와리)가 있었습니다. こだわり(코다와리)라는 말을 한국어로 표현하자면 아주 어려울 것 같습니다. 자기만의 고집이 있는 취향이라고 할까요. 우리 오빠는 목판인쇄로 항상 연하장을 썼습니다. 목판에 조각을 한다고 한 달 정도 걸리고 또 하나하나 잉크를 바르고 엽서에 인쇄합니다. 아마 2개월 정도는 시간 투자했습니다. 이 만큼 연하장에 투자한다면 こだわり(코다와리)가 있다고 해도 되지 않습니까? 큰 오빠 연하장의 완성도는 정말 높았고 오빠의 연하장을 매년 기다리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또 새해를 보고 자기한테 연하장이 몇 장이 오는지 기대하고 기다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1월1일 정월 오전에는 거의 모든 집에 연하장이 도착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체국 배달원이 총 출동해도 안 되서 알바생까지 동원하고 합니다. 늘 12월31일 뉴스에서는 동경에 제일 큰 우체국에서 연하장배달 출정식의 장면이 나왔던 기억이 납니다. 많은 배달원이 함께 출발하는 모습을 모면 새해를 느꼈습니다. 12월31일이 1월1일이 되는 것은 오늘이 내일이 되는 것과 다름이 없지만 느낌이 다릅니다. 왠지 지나가는 시간을 뒤돌아보고 앞으로의 다짐을 하게 되네요. 그것을 볼 때 1년의 기한이 있는 것이 사람의 삶에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올해도 코로나의 고생은 계속 될 것 같지만 한국뿐만 아니고 모든 사람들이 행복을 찾아 서로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없는 것에 불평을 하기 전에 있는 것에 감사하고 못하는 것에 짜증을 내기 전에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행복을 느끼면 좋겠습니다. 2020년은 온 세계가 함께 힘들었기 때문에 2021년을 온 세계가 함께 행복을 나눌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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