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형에게 묻고 싶다. 때가 되면 울 아버지 산소에 제비꽃도 피고 들국화도 웃는데, 농촌은 왜 이래? 농촌은 왜 안 피어나? 구절초, 쑥부쟁이 상기도 피어 있는데, 농촌엔 왜 웃음꽃도 안 피고 사람꽃도 안 피어?빼앗긴 들에도 봄이 올까? 제비꽃, 양지꽃 난만한 봄이 올까? 도시에 빼앗긴 농촌에도 봄이 올까? 천만다행으로 요즘 농촌에 볕뉘가 들고 있다. 도시에서 농촌으로 오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테스형의 동생 격인 아리스토텔레스의 명언처럼, 제비 한 마리 왔다고 봄이 온 것은 아닐 것이다.농촌이 볕뉘 정도가 아니라 햇볕 한바탕이 되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많다. 필자가 얼마 전에 귀농귀촌 희망자들의 의견을 물어봤는데, 그중 60%가 집이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일자리와 의료시설이 각각 20%로 나머지를 차지했다.집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까? 농촌에 빈집은 많다. 문제는 도시에 사는 자식들이 빈집을 팔려고 내놓지도 않고, 또 간혹 내놓은 집은 상태가 너무 안 좋아 고쳐 쓸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해법은 뭘까? 공공주택 건설이다. 임대든 분양이든 농촌에 공공주택을 많이 지어야 한다. 도시처럼 비싼 집이 아니라 싸면서 질 좋은 농촌주택 공급이 절대 필요하다.전교생이 10명밖에 없다가 농촌유토피아 사업으로 기사회생한 경남 함양의 서하초등학교 인근에,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도시에서 전입한 학부모 가족들을 위해 짓고 있는 소규모 주택단지가 있다. 방 3개에 화장실 2개, 태양광 발전에다 벽체 두께가 60㎝에 이르는 이른바 `에너지제로하우스`이다. 게다가 텃밭까지 딸린 주택은 꿈의 공간이라 할 만하다. 농촌에 이런 집이 많이 생기면 참 좋을 것이다.그러나 그게 단시간에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정부에서 `서하초형 주택` 같은 농촌주택을 짓는 것이 예산이나 일정상 쉽지 않다면, 이동식 공공주택이라도 만들어 시급히 공급했으면 좋겠다. 코로나19 영향인지 농촌에서 살겠다는 수요가 갑자기 많아졌기 때문이다. 물 들어올 때 배 띄워야 한다. 또한 도시인들이 농촌에서 일정 기간 살아보는 `체류형 주택`도 이런 식으로라도 만들어주면 좋겠다. 함양군의 경우 체류형 주택에 살아보고 정착한 사람들의 비율이 70%에 이른다고 한다.그리고 무엇보다 도시인들이 농촌에 쉽게 들어올 수 있도록 정부는 1가구 2주택 과세 제도를 손봐야 한다. 도시에 집이 한 채 있더라도 농촌에 집 한 채 더 가지는 것을 1가구 2주택으로 보면 안 된다. 그래야 2도5촌(二都五村)이든 3도4촌(三都四村)이든 농촌에 활력이 생길 것이다. 또 농촌의 공공주택에 너무 까다로운 임대조건을 들이대는 것도 고쳐야 한다. 농촌은 투기의 대상도 아닐뿐더러, 오히려 도시의 대안이자 국토균형 발전의 한 날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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