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4계절로 나뉘어 계절마다 그 아름다움과 특색이 있지요. 그 중에서 겨울이 되면 얼음이 얼고, 눈이 내리며 추위가 찾아오는데 특히 겨울바람은 매섭기가 말로 다할 수 없더군요. 농부에게는 바쁜 가을 수확이 끝나고 시간적 여유가 생기는 계절이기도 하지요. 동네 할머니들은 이맘때가 되면 김장을 하고 김장이 끝이 나면 그때야 비로소 마을 회관에 모여 윷놀이와 식사를 같이 하는 등 바쁜 이상을 접고 휴식을 취하며 다소 편안한 삶을 사시더군요.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마을 회관도 폐쇄되고 할머니들이 집안에만 계시게 되어 많이 답답하실 것 같네요. 남편은 가끔 할머니들이 두문분출 하시니 걱정이 된다며 할머니들 집에 아침 일찍 찾아가 보기도 하는데 남편에게 외로움을 토로하시나 보더라고요. 코로나가 하루빨리 종식되어 할머니들의 겨울 즐거움과 행복도 찾고 경제도 살고, 사람도 좀 살았으면 싶습니다. 한국의 겨울의 매력은 아무래도 하늘에서 보석처럼 내리는 하얀 눈인것 같아요. 저의 고향 네팔에도 산악지대에서는 항상 눈을 볼 수 있지만 네팔 수도인 카트만두에서는 눈 구경하기가 정말 어렵거든요. 네팔하면 사람들은 히말라야산을 생각하고 굉장히 추울 거라고 믿고 있겠지만 사실 분지로 되어 있는 카트만두에는 바나나가 익는 곳이고 겨울이 되어도 한국처럼 이토록 춥지는 않거든요. 남편과 함께 처음 네팔 고향 방문을 할 때 일가 친척분들 선물로 두꺼운 패딩을 준비한 적이 있었는데 네팔이 그토록 춥지 않다고 설명을 하는데도 남편은 저의 말을 듣지 않고 기어이 옷을 준비하고 남편 또한 두꺼운 옷을 가져갔다가 입어 보지도 못하고 돌아온 뒤에야 저의 말이 맞다는 걸 인정하더군요. 히말라야 높은 산에는 항상 눈이 쌓여 있고 카트만두에는 바나나가 익는 곳 네팔. 코로나 때문에 고향 방문도 참 어렵게 되었네요. 연로하신 아버지 살아 계실 때 꼭 다시한번 고향에 가야 되는데 언제쯤 찾아뵐 수 있을지 걱정이랍니다. 코로나가 끝이 나면 가족 모두 고향에 가게 될텐데 저희를 비롯한 모든 국민이 소망하고 세계인이 소망하듯 언젠가 코로나가 물러나리라고 굳게 믿는답니다. 고향 방문을 10년이 지나도 못가는 친구들도 간혹 있던데 그나마 저희는 다행인 것이 남편이 네팔에 가는 걸 누구보다 좋아한다는 사실이랍니다. 남편은 네팔에 가면 한국에서의 바쁜 일상을 벗고 아무 생각 없이 푹 쉴 수 있어 좋고 높은 산과 맑고 깊은 강이 좋고, 네팔의 문화와 순수한 사람들을 만나는 게 좋고 한국보다 더 시골스러운 정서가 좋다고 하네요. 친척들을 만날 때도 너무나 반가워하고 사람 사는 인정미가 난다고도 하더군요. 남편은 다시 네팔에 가게 되면 예전에 부모님이 살던 곳이고 지금은 큰오빠와 친척들이 살던 곳인 산악 지대를 비롯한 오지 여행을 가자고 하네요. 산악 지대의 집에서 기르는 닭이 생각난다면서요. 남편은 또 한해 언제처럼 닭이란 닭은 모두 잡아먹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네팔 지진 전 부모님께서는 산악지대에 살고 계셨는데 그때만 해도 조그마한 구멍가게 하나 없는 그야말로 버스도 들어가지 않는 시골 동네에 있다 보니 남편의 입에 맞는 음식이 시골 닭이 전부였던 탓인지, 아니면 엄마가 사위 생각해서 그랬던 탓인지는 몰라도 옆동네와 멀리 떨어진 동네까지 가서 한집에 겨우 몇 마리씩 키우는 닭을 사와서 동네잔치를 하듯 요리를 해 먹다보니 한 달 정도 있는 기간 동안 참 많이도 닭을 잡아먹었던 것 같아요. 아름다운 추억이 있고, 행복이 일상에 넘치는 삶~ 그런 삶을 모든 분들이 누리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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