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illennium Project,인공지능과 인간의 협업 박영숙·제롬 글렌의 <세계미래보고서 2035-2055>에서 언급한 메타트랜드 중 ‘인공지능과 인간의 협업’은 기대보다 우려가 먼저 왔다. 인간의 수명 연장, 스마트 경제, 도시화 된 세포 농업 및 고대 역폭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등 어느 하나 편한 마음으로 읽을 수는 없었으나 유독 ‘인공지능과 인간의 협업’은 신경이 쓰였다. 인공지능이 인간수준의 지능에 도달한다는 것, 일상적인 비즈니스에 뛰어들어 창의적인 직업을 지원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며 혁신에 대한 인지적 협력자 역할을 한다는 것은 못할 것이 없는 인공지능이 어쩌면 인간의 인지능력 퇴화의 주된 원인이 된다는 생각이 들던 것이다. 인공지능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사람들의 깊은 의중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으나 그들은 이 협업을 긍정적이고 발전적이라고 본다. 물론 1-3차 산업혁명 이후 사라진 직업보다 생성된 직업이 더 많고 생활은 스마트해졌으며 4차 산업혁명의 진입은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환호를 받았다. 비즈니스에 스며든 인공지능은 정확성과 효율성을 보여주고 인건비 감소의 주역이 되었으며 비대면을 권하는 사회에 자동화의 편의를 제공했다. 그러나 스마트해진 생활은 인간의 인지력 퇴화에 앞장선다. 스마트폰의 단축키 이용과 검색기능 활용, 네비게이션 의존은 인지력을 사용하지 않는 비근한 예이며 생활의 작은 일도 빈번하게 호출하는 알렉사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한 지경으로 갈지도 모른다. <아이언 맨>의 자비스JAVIS(jast a rather very intelligent system)와 같은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곁에 두고 산다는 것은 인간을 무력하게 만들어 종국에는 기계에 지배되는 삶을 살게 할 것이라는 극단적인 상상을 하게 만든다. 인간의 뇌는 칼과 같아서 사용하지 않으면 녹슨다고 했다. 미래학자들과 인공지능분야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미래는 오지 않는다고 단언하지만 그 말을 믿기 어렵다는 것을 이세돌과 대적한 알파고가 증명했다. 이세돌을 패배 시킨 알파고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능가한다는 상징이 되지 않았는가. 알파고 뒤에 누가 있든, 얼마나 있든 알파고는 기계기술의 산물이다. 인간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인공지능이 해결할 수 있다는 달콤함 뒤에 어떤 폐해가 도사리고 있을지 모르고 인간의 오감까지 갖게 되는 위험도 간과할 수 없다. 영화, ‘인간이 되고싶어 하는 인공지능 로봇’ 는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무자비하고 폭력적인 사회를 보여준다. 망가진 로봇이 폐로봇 하치장에서 필요한 부품을 찾아 자신에게 끼워 맞추며 재생을 시도하고, 인간은 로봇을 파괴하는 쇼를 펼치고 관객은 환호한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의해 한 인간의 존재를 지워버리기도 하고 왜곡 시키기도 하던 1995년의 영화 은 그 자체로 공포였는데 2020년에 이르러서는 고전이 되었다. 미래학자들은 또 다른 첨단기술의 폭발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예측했다. 일반인들은 기후위기에 대해서 무감각하고 키오스크든 알렉사든 스마트한 삶의 편의에 만족한다. 드라마의 등장인물은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서자마자 ‘불 켜’ 달라고 요구하고 ‘자기만큼 그를 이해하는 사람은 없다’는 동그란 인공지능 로봇을 쓰다듬는다. 경고나 주의촉구의 메시지로 생각했던 영화는 과학기술에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결과를 맞은 셈이다. 모르는 것이 없고 못하는 것이 없는 인간사회에서 개인의 우려나 두려움을 누가 주목하겠는가. 그저 긍정적인 대처방법도 이어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에 기댈 뿐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150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