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큰오빠 결혼식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했지만 재미있으셨는지요? 이번도 그 이야기에 이어서 오빠의 결혼식에 가서 놀았던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소개하겠습니다. 일본에서는 결혼식에 초대하는 사람에게 한 장씩 초대장을 보냅니다. 초대장을 받은 사람은 참석하는지 안하는지 초대장에 함께 오는 회신용 엽서로 알려주어야 합니다. 참석하는 사람 수에 맞춰 자리와 식사 선물 등을 준비하게 됩니다. 솔직히 초대하는 사람을 결정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특히 회사 내에서 초대하는 사람은 기준이 어떤 기준으로 초대해야하는지 참 모호합니다. 그 기준이 거리가 되어야 하는지 친밀도가 되어야 하는지 어려워하며 결정하는 오빠들을 옆에서 봤습니다. 그런데 초대 받는 입장에서도 신경 쓰입니다. 못 가는 경우에는 못 가더라도 선물은 해야 하는데 얼마정도로 할까? 혼자 하면 작은 선물밖에 주지 못하니까 고민이 됩니다. 또 간다면 봉투에 얼마 넣어야 하나 고민이 됩니다. 일본에서 보통 3만 원 이상입니다. 둘이 헤어지지 않기를 소원하는 뜻으로 2로 나눌 수 없도록, 10만 원이하로 넣을 때는 홀수로 3,5,7만 원 중에 넣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의 두 오빠는 서로 아주 다른 느낌으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큰오빠는 완전 도시 스타일이었고 작은 오빠는 완전 시골스타일이었습니다. 도시에서 하는 결혼식은 시골에 비하면 초대인원수가 적습니다. 큰오빠는 70~80명 정도였고 작은 오빠는 300명이 넘었었던 것 같습니다. 큰오빠 결혼식에서 대기실에서 카나페를 먹었던 이야기를 했었던 것 기억나시나요. 저희는 그 후에 자리를 옮겨 결혼의식을 하는 방에서 신부의 가족들과 인사를 나눴습니다. 일본에서 신사(일본 신사) 스타일로 결혼의식을 할 때는 가족과 친족대표만 참석하고 지냅니다. 그 때 저는 당연히 처음으로 그런 자리에 참석하는 것이었지만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 저희 부모님도 그런 자리가 처음이었답니다. 저희 부모님은 1950년대 초반에 결혼하셨는데 삶이 어려워서 결혼식도 못하셨습니다. 사진만 찍으셨던 것 같았지만 그 사진조차도 봤던 것 같기도 하고 안 봤던 것 같기도 하고 확실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들결혼식을 처음으로 그런 정식적인 자리에 참석하셨습니다. 그래서 참석하는 식구 모두가 아주 긴장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특히 아버지는 신랑의 아버지로서 대표 인사처럼 해야 되는 모든 일들이 모두 처음이라서 기쁘다는 마음보다는 신경 쓰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봐왔던 아버지의 모습 중에도 그렇게 긴장하고 있던 아버지는 처음으로 봤습니다. 그러나 무사히 아버지가 그 대역을 해냈고 그 후 모든 결혼의식을 마치고 피로연을 위해서 준비된 방에 자리를 옮겼습니다. 일본에서는 부모님들이 입구에 서서 오시는 분들에게 인사하는 풍습은 없습니다. 오시는 분들은 방에 들어가면 마음대로 앉으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름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서 그 자리에 앉아야 합니다. 그리고 부모님은 앉아 계시는 손님을 찾아가서 인사를 드립니다. 큰오빠 결혼식은 동그란 식탁에 8명 정도씩 앉아서 아주 아담한 분위기였습니다. 식사는 코스요리였습니다. 신랑신부가 들어와서 자리에 앉은 후 사회자가 신호를 보내니까 주변에 서 있던, 왼팔에 흰 냅킨을 걸고 오른 손에 와인을 들고 있는 멋진 웨이터들이 각 식탁에 가서 한 사람에게 3개정도씩 제공되어있는 잔 중 와인 잔에 조금씩 와인을 넣어주셨습니다. 그런데 그 웨이터가 제 옆에 왔을 때 작은 오빠가 동생은 고등학생이라고 하니까 와인을 안 주시고 마지막으로 주스를 넣어주셨습니다. 그리고 사회자의 말에 맞춰 건배를 하고 본격적으로 식사가 시작했습니다. 지금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그때 스마트폰이 있었다면 그때 나왔던 음식을 다 사진을 찍을 수 있었을 텐데 라는 것입니다. 나오는 요리마다 예술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포크와 나이프가 접시 양쪽에 많이 있었습니다. 바깥쪽부터 써야 된다고 들어본 적이 있었지만 실제로 그 많은 포크 나이프를 보니까 몇 개 썼다가 불편해서 결국 우리 가족들 모두 젓가락을 부탁했습니다. 에피타이저, 스프, 메인디쉬, 빵 등 나오고 마지막으로 디저트가 나왔을 때 놀랐습니다. 일본에서 가장 높은 후지 산처럼 만들어져있는 아이스크림 정상에 아주 세게 불꽃의 불이 튀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런 디저트가 많이 나오지만 그 시대에는 아직 본적이 없는 스타일이었습니다. 작은 오빠와 저는 아주 신이 났습니다. 그 불꽃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것을 나눠주셨는데 또 놀랐습니다. 높이15cm 정도 되는 그것을 위에서부터 밑에까지 썰었을 때 그 안에는 7가지의 색이 되어있었습니다. 불꽃의 열기로 조금 녹았던 7가지 맛의 아이스크림을 맛본 것은 정말 감동적인 경험이었습니다. 다음번에는 작은 오빠의 시골식 결혼식에 대해서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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