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카톡, 추석을 앞두고 안전문자가 스마트폰을 가득 채울 때 반가운 분의 문자도 함께 도착해 있었다. “안녕하세요. 나무달쉼터입니다”로 시작하는 문자였다. 고객들에게 추석인사를 전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읽어 내려갔는데 올해 추석에 모듬전을 주문받아 판매한다는 문자였다. 주부의 입장에서 참 반가운 소식이다.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있다는 말처럼 눈으로 한번 먹고 입으로 한번 먹는 나무달쉼터의 음식처럼, 먼저 눈으로 먹게 될 모듬전의 모습이 궁금해졌다. 가을단풍색 같은 산적, 고소한 돼지고기를 품은 깻잎전과 표고버섯전, 없으면 서운한 동태전, 힘송이라 불러다오 새송이버섯전, 손이가요 손이가 수제 동그랑땡전까지 총 6가지의 전을 사진으로 선보이셨다. 추석 전날 모듬전을 구입하기 위해 찾아 갔을 때 나무달쉼터 식구들이 총출동해 전을 굽고 포장하고 준비가 한창이었다. “아이고 진호엄마 미안해서 어떡해요. 처음 시도하는 거라 주문판매로만 해서 여유분이 하나도 없어요. 이렇게 찾아 오셨는데 정말 미안해요” 미리 예약을 하지 않고 그냥 여유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찾아간 내가 더 미안할 정도였다. “여기까지 왔는데 그래도 서운하니까 전 맛이라도 보고 가요” 전 굽기에 바쁜 사장님이 나를 위해 맛있는 모듬전을 내 오셨다. 내가 좋아하는 깻잎전과 동그랑땡전을 입안에 넣은 순간... 미리 전화로 예약하지 못한 나의 실수가 뼈아팠다. 맛있는 전으로 입가심을 하고 “그래도 취소하는 분이 있을 수 있으니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을께요” 라며 나무달쉼터를 나왔다. 저녁 무렵 취소한 분이 있어 나의 몫으로 판매할게 있다고 하셔서 하던 일을 멈추고 달려갔다. 6가지의 모듬전을 정갈하게 포장해서 판매하고 계셨다. “사장님 고마워요 사장님의 수고로 맛있는 전을 먹네요. 잘 먹겠습니다”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계속 방문하는 손님이 있어서 추석 이후로 일정을 잡고 돌아왔다. 추석 당일에 아이들과 모듬전을 먹으면서 나무달쉼터 사장님이 손수 만든 거라고 이야기 했다. 아이들도 고소한 돼지고기가 들어간 깻잎전과 동그랑땡전을 참 잘 먹어주었다. 추석이 지나고 조금 한가한 시간에 나무달쉼터를 찾았다. 맛있는 산채비빔밥을 싹 다 비우고 “식당운영 하는 것도 바쁘실텐데 추석에 모듬전을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라고 물었다. 하던 일을 잠깐 멈추고 사장님이 의자에 앉았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우리집도 매출이 많이 줄었어요. 식당에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명절에 전을 판매해보면 어떨까로 의견이 모아졌고 시작하게 된거랍니다” 많은 양의 전을 판매하려면 준비단계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 평소 음식재료도 좋은 것으로 사용하는 분인걸 알기에 모듬전에 들어간 재료들이 궁금해졌다. “달걀은 우리지역에서 생산되는 유정란을 사용해요. 좀 비싸지만 고소하고 맛이 달라요. 그리고 표고버섯도 국산으로 상품을 구입해서 사용했어요. 동그랑땡도 일일이 반죽을 치대고 하기를 수십번 거쳐서 일정한 모양으로 나오게 된것이고요” 모듬전을 구입해 간 고객이 맛있게 먹었다며 음료와 커피를 사오는가 하면 벌써 설날 모듬전을 미리 신청하는 고객도 있다고 한다. 올 추석에는 50명만 예약을 받아 판매했다고 하길래 설날에는 100명까지 늘여 보라고 했다. “진호 엄마가 와서 도와준다면 해볼까?” 혹 떼러 갔다가 혹을 하나 더 붙이고 돌아온 혹부리 영감처럼 그냥 무심코 훅 던진 나의 말에 사장님이 진지하게 받아 주었다. 설날에 나무달쉼터에서 전을 굽고 있을 내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설날을 기대하세요. 오늘도 감사” 가을 구절초 향기처럼 기분 좋은 미소와 함께 설날을 기대하게 만드는 선물까지 듬뿍 안겨 주셨다. 맛있는 음식으로 우리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해주는 나무달쉼터가 우리 곁에 있어서 참 감사하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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