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함양으로 이사와 전입신고 하던 때가 생각난다. 면사무소 직원이 전입신고서를 들고 함박웃음을 짓던 것이 아직도 생생하다. 알고 보니 그 당시 함양군에서는 인구 늘리기 정책을 펴고 있었다. 이런 시기에 5인 가족이 이사를 왔으니 웃음이 절로 나올 법도 했다. 필자가 전입 올 때만해도 4만이 넘었던 군 인구가 이제는 점점 감소해 3만9천선을 걱정해야할 때가 되었다. 이런 감소와 함께 더 심각한 것은 함양군 인구의 편중 현상이다. 8월 31일 기준으로 군 인구의 47%가 함양읍에 집중되어 있다. 얼마 전 학교 운영위원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막내가 다니는 유림초등학교는 전교생이 19명이 되었다. 학생수가 20명 이하가 되면서 지역과 학교, 학부모들이 긴장하게 되었다. 이러다가 학교가 폐교되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상황이니 운영위원회에서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다. 그런데 안타가운 것은 지역에 적당한 집이 없어서 학교를 찾아온 학생들을 잡지 못하는 일이 있다는 것이다. 지역에 빈 집이 있어도 임대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간혹 있는 집은 너무 오래된 집이라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가운데 지역 신문을 통해 “함양군 행복주택 입주자 모집 공고” 소식을 들었다. 알고 보니 지난 9월 29일(화) 군청 홈페이지 군정소식란에 이미 게시되어 있었다. 행복주택 사업에 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자료를 살펴보니 사업주체가 함양군이었다. 이 말은 함양군에서 행복주택 아파트를 짓는다는 의미일 것이다. 행복주택에 관한 내용을 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다. “함양군은 행복주택 사업을 통해 추구하는 목적은 무엇일까? 군민의 주거 환경 개선을 통한 삶의 질 향상, 아니면 주변 지역의 인구 유입.”, “행복주택 사업은 아파트로만 가능한가? 일반 주택으로는 불가능 한 것일까?”, “지금 추진 중인 행복주택은 200세대다. 단순 계산으로 열 개 면지역에 20채씩 주택으로 짓는 것은 불가능 할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함양군의 균형 발전과 인구 증가를 위함이다. 함양군의 가장 큰 장점은 자연환경이라고 생각한다. 도시의 많은 사람은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기 위해 함양과 같은 곳을 찾고 있다. 이런 사람들이 함양에 오면 어디에서 살고 싶어 할까? 그동안 살아왔던 아파트보다는 집과 마당이 있는 주택을 더 좋아할 것 같다. 이런 관점에서 함양군에서 추진하는 행복주택 사업을 생각하고 접근한다면 군민의 삶의 질 향상뿐 아니라, 타지역의 인구 유입과 정착에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함양군에는 전국에 몇 개 없는 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가 있다. 이곳에 30세대가 거주할 수 있다. 그러나 교육 목적의 체류형 주택이란 특징 때문에 거주기간 9~10개월 정도로 짧다. 짧은 함양 살기를 경험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함양을 제 이의 고향으로 생각하고 결단하는 정착이란 관점에서 본다면 10개월이란 시간은 길지 않다. 현실적으로 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에서 교육을 수료한 사람 중 함양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난 분들도 있다. 수료생들이 함양을 떠나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그중 하나가 주거지 문제란 말을 들었다. 또 필자의 지인 역시 함양으로 귀농해 농사를 짓다가 집 문제로 다른 지역으로 떠나야 할 위기를 경험했다. 이분들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겨우 새로운 집을 얻어 정착할 수 있었다. 이런 관점에서 각 면에 특성화된 행복주택을 짓고 일정 기간 계약을 통해 살면서 삶의 터전을 잡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상상은 엉뚱하면서도 우리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기도 한다.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현재의 제도와 규범으로 볼 때 답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때는 상상의 날개를 펴야 한다. 상상은 새로운 눈을 뜨게 한다. 새로운 행복주택 제도를 상상하면서 우리가 직면한 지역 문제가 해결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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