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코로나19와 여름철의 기나긴 장마 등 우리가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것들을 경험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때가 되니 들판에 곡식이 익어 가고 지리산 자락부터 단풍이 우리 곁으로 달려오고 있습니다. 점심시간에 학교 주변을 산책하면서 3학년 학생 몇 명과 이야기를 나누며 건강 챙기며 열심히 하라고 격려를 해주었습니다. 고맙다며 밝게 인사하고 지나가는 아이들을 보며 선생으로서 보람도 느끼고 막중한 책임감도 느낍니다. 풍성한 수확의 계절에 수능과 고입 전형이 다가오고 있어 몇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우리 지역 학생들의 외부 유출방지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함양군 장학회를 설립하여 지원을 한 결과 서울지역의 여러 대학과에 진학하는 좋은 결과들이 있었습니다. 그 결과들이 지속해서 이어져 옴에도 불구하고 지역민들은 지역의 학교에 대한 불신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지만 이제 그런 일들이 모두 사라지고 최선을 다해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지만 학교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급기야 주변에서 학교에 다양한 요구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교육환경이 몇 년 사이에 급격하게 바뀌고 있습니다. 입시제도가 일관성 없이 바뀌고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관계도 예전과는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학부모님들의 성향이나 요구 사항, 지역사회의 기대 등 주변의 교육환경이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형편입니다. 그리고 중고등학교에 근무하는 선생님들의 지역근무 연한제한(12년)으로 인한 지역 출신 교사들의 타 시군 전출 그리고 일부 학부모님들의 인근 지역 학교 선호 등 우리 지역 교육 여건이 그렇게 좋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함양교육을 걱정하시는 분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함양지역에서 공부 좀 한다면 왜 인근 지역의 고등학교로 보내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심지어 성적이 그렇게 우수하지 않은 학생도 인근 지역의 여고로 보내는 경우도 보았다. 지금까지 비슷한 성적으로 인근 지역으로 학교를 보낸 경우에 우리 지역의 고등학교로 보낸 경우보다 더 좋은 성적을 받아서 더 좋은 대학에 진학한 학생이 있는가? 내신관리에 실패하고 수능관리에도 실패해서 재수해서 대학을 가는 경우들을 많이 보았는데 무엇이 문제인가?”하며 개탄해 하시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지역 출신 선생으로서 많이 부끄럽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학교에는 그 무엇보다도 열정 있는 선생님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 선생님들께서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 해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입시제도에 발 빠르게 움직여서 다양한 정보들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학생들의 학교생활기록부 기록이나 교과 성적 향상을 위해서 밤낮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을 믿고 맡기셔도 될 정도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준비하고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하며 이해를 구했습니다. 고등학교 3년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을 하는 시기입니다. 자신의 특기와 적성에 맞추어 진로를 결정하고 진학을 해야 하기에 어떤 고등학교를 선택하는가가 평생을 좌지우지 할 수 있습니다. 어디를 가거나 자기하기 나름이라고 합니다만 지금까지의 여러 데이트들은 비슷한 성적대에서 다른 지역으로 진학한 학생보다는 우리 지역의 고등학교로 진학한 경우에 훨씬 진학성적이 좋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이 부디 실리적이고 현명한 선택을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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