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진주에 있는 대형 마트 갔다가 득템했네요. 작년 홈쇼핑에서 5만원대에 팔고 남은 방한화를 1만5000원에 떨이하고 있어서 얼씨구나 하고 한 켤레 담았습니다. 지난 울 곶감 포장할 때 양말 두꺼운 것 두 켤레를 껴 신고도 발이 시려 고생했던 기억이 나서 앗싸~ 이게 웬 떡이야~ 했네요. 안 그래도 사려고 한 것인데 이월상품으로 저렴하게 나와 있었던 것입니다. 방한화 바닥에 장착되어있는 미끄럼방지 아이젠을 보니 지난겨울 보았던 홈쇼핑 광고가 떠올랐습니다. 미끄러운 빙판길에서 쭐딱쭐딱 넘어지던 어르신이 미끄럼 방지 방한화를 신고 나서는 활짝 웃으며 활기차게 걷고 찬바람이 쌩쌩 불지만 방한화 성능이 워낙 좋아 발에 열이 화끈 난다는 귀여운 과장 광고였지요. 매대에 두 켤레 사면 50% 할인이라는 글이 있었는데 나는 한 켤레만 필요했기에 그런가 하고 그냥 지나쳤네요. 그런데 아내가 사오라고 한 올리브유를 담고 고무장갑과 수세미를 고르면서 가만 생각해보니 두 개 사면 50% 할인이라는 말은 한 개 사나 두 개 사나 가격이 같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네요. 그러니까 내가 방한화를 1만5000원 주고 샀는데 한 켤레 더 담아도 가격이 같다는, 한 마디로 1 + 1 이라는 겁니다. 정말인가? 내가 잘못 생각했나? 싶어 행사 중인 매대로 달려가서 판매 직원에게 확인하니 정말이네요. 나는 하마터면 신발 한 켤레 날릴뻔 했네 하며 색깔이 다른 방한화 하나를 더 담았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 따뜻해 보이는 털신이 있는데 가격이 겨우 5000원입니다. 이것도 두 켤레 사면 50% 할인이라네요. 나는 일부러 두 켤레를 들고 판매 직원한테 이거 5000원이 맞느냐고 확인까지 했답니다. 시골 재래시장에서 내가 매년 사서 신는 털신도 7000원인데 말이 털신이지 겨울에는 양말 두꺼운 거 두 켤레 껴 신어도 발이 꽁꽁 얼어붙습니다. 나는 행사할 때 사 두자 싶어 이 털신도 2켤레 담았습니다. 그러니까 오늘 신발을 4 켤레 샀는데 지불한 돈은 겨우 2만2000원이네요. 그것도 내가 필요 없는 것을 싸다고 산 게 아니고 꼭 필요한 것을 말입니다. 여기서 몇 달 전에 작업복으로 입을 긴 바지를 4벌 산 적이 있는데 한 벌 가격이 믿기 힘든 단돈 5000원이었답니다. 시골에서 풀 베고 이런저런 작업할 때 부담 없이 입으려고 샀는데 생각보다 옷이 괜찮아서 비록 5000원짜리 옷이지만 아껴 입고 있습니다. 발품을 파니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만나게 되네요. 차를 몰고 집으로 오는데 웃음이 계속 나왔습니다. 마트에는 아내가 부탁한 올리브유랑 내가 필요한 몇 가지만 사려고 들렀는데 뜻밖에 좋은 방한화를 득템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지난 추석에 나훈아가 부른 제목이 잘 생각이 안 나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달려오다가 아차차~ 아무래도 카메라에 찍힌 거 같습니다. 제한 속도가 80인 국도에서 앗 하고 브레이크에 발을 올리며 속도계를 보았는데 적어도 10키로는 초과한 거 같습니다. 당황해서 제대로 본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딱지가 날아올 것 같네요. 잘 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진다더니 나중에 딱지가 배달되면 방한화 가격을 다시 계산해 봐야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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