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 청정지역으로 불려왔던 함양군에 9월11일 관내 첫 코로나19 감염자(함양 2번)가 발생한데 이어 추가 확진자도 연달아 발생하면서 군민들은 불안한 한 주를 보냈다.
지난 2월 함양군 첫 확진자로 분류됐던 1번 확진자는 대구에 거주하며 함양보건소 검사를 통해 확진 판정을 받은 상황으로 사실상 지역 내 감염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에 코로나 대응 첫 시험대에 오른 함양군의 대처 방식을 두고 군민들 사이에 많은 비판이 오갔다.
특히 코로나 발생 관련 재난안전문자 발송에 대한 군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11일 함양군은 오전 7시35분 함양에 2번 확진자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지만 첫 재난안전문자가 2시간 후인 오전 9시50분에 발송되면서 늦은 대응이 논란이 됐고 이후 확진자 정보와 동선 공개 과정도 신속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확진자 동선 공개 과정에서는 군청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를 확인하라는 문자를 보내 고령화 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고 뒤늦게 문자 내용에 동선을 포함시켰다.
또 11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날 함양군은 함양 2번 확진자 동선이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빈축을 샀고, 기자회견을 통해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가 오후 10시42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조금 강화하는 방식으로 수정하는 등 어수선한 대처로 군민들의 혼란을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다.
다음날 12일도 택시기사와 접촉한 식당 종사 2명이 추가로 확진판정을 받는 긴급한 상황이 연출됐으나 함양군은 적극 대처에 나서지 못했다.
늦어진 대응과 관련해 함양군은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군민 여러분께 최대한 빠르게 정확한 확진자 발생과 동선 공개를 하고 싶지만 중앙방역대책본부의 확진 환자의 이동경로 등 정보공개 안내의 지침과 역학조사관, 경상남도 방역당국의 조사와 지침에 따라야 한다”며 “확진자 대부분이 영세 자영업자로 상호 및 상세 동선들이 잘못 공개될 경우 이분들의 생계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코로나 검사 진행 과정에서 확진자의 동선과 겹치는데도 불구하고 제때 코로나 검사를 받지 못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함양읍에 자영업을 하고 있는 A씨는 9월15일 함양군공무원노동조합 자유게시판을 통해 “9월11일 오전9시50분 지리산택시 기사(함양 2번)가 코로나 확진을 받았다는 문자를 받았다”며 “확진자가 우리 가계에 다녀간 것을 확인하고 10시30분 보건소에 갔지만 검진 대상이 아니라서 검진을 받을 수 없다는 말만 들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보건소는 당시 2번 확진자가 밝힌 동선에 A씨 가계가 포함되지 않아 검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함양군보건소는 2번 확진자가 A씨 가계를 다녀간 것을 12일 오전 뒤늦게 확인하고 A씨에게 코로나 감염 검사와 CCTV 확인을 요청했다.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은 A씨는 함양군의 동선 공개 절차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A씨는 “다른 곳은 미리 전화를 주고 카드 및 CCTV확인을 거쳐 동선을 공개했는데 왜 우리 가계는 동선을 먼저 공개하고 카드내역과 CCTV를 확인하는 건지 함양군에 묻고 싶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외에도 지리산함양시장 휴장을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고 난 다음날인 12일 오전 10시53분에 문자를 통해 공지하는 등 발 빠르지 못한 대처로 군민들이 혼란을 겪었다.
이처럼 행정의 신속하고 정확한 조치가 요구되는 것과 함께 군민들의 자발적 감염예방도 당부되고 있다.
2번 택시기사 확진자의 경우 지난 9월1일 첫 감염 증상이 나타났지만 10일에야 비로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코로나 검사를 받았고 이후에도 자가격리 하지 않고 검사를 받은 당일 밤까지 택시 운전을 계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같은 사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군민 모두 감염병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과 마스크 착용 그리고 감염 증상 발생시 곧바로 선별진료소를 통해 검사받는 등 적극적 예방에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함양읍 주민 B씨는 “아직 최초 감염원이 확인되지 않아 마음 놓고 있을 수 없다”며 “추석도 다가오고 있는 만큼 군민 모두 생활 방역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도는 18일 오전 10시 코로나19 브리핑을 통해 이날 함양군의 코로나 추가 확진자(오전 10시 기준)는 없다고 밝혔다. 도에 따르면 18일 오전 10시까지 총 1181명이 검사를 받았다. 기존의 6명(함양 2, 3, 4, 5, 6, 7번) 이외 추가 확진자는 없는 상태다. 음성이 1152명이며 나머지 24명은 검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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