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올해도 치유의 숲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출근하면서 김현정의 ‘뉴스쇼’를 듣곤 하는데요. 요즘 많은 사람이 ‘코로나 블루’를 겪는다고 하는군요. 무기력하고 우울한 감정에 시달린다는 것입니다.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는 생활의 리듬이 깨진 데서 원인을 찾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즐겨 찾는 장소로 외출하거나 사람을 만나기도 어렵게 되었습니다. 예전의 습관과 행동을 마음대로 하는데 제동이 걸린 겁니다. “내 생각과 관계없이 강제로 리듬이 깨졌을 때는 내 주변에서 새로운 리듬을 만들어 내라” 자신의 생활공간에서 새로운 목표를 만드는 것인데요. 평소에는 거의 하지 않는 하드디스크 파일 정리 같은 걸 예로 듭니다. 이렇게 체계를 잡아서 딱딱 정리하는 것을 ‘구조화’라 부른대요. 구조화가 되면 의지가 생기고 일을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는 거죠. 이 말을 듣는 순간 공감 또 공감. “그래 바로 이거야!” “눈앞에 보이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해” 구체적인 목표치가 하나씩 달성되면 만족감이 따라오잖아요.우리가 목표를 잡을 때 알아두면 좋은 규칙이 있습니다. 한때 프랙탈 자료를 모으면서 보았던 게 생각이 나서 냉큼 찾아보았어요. 피보나치 수열이라고 하는데요. 현재의 값에 이전 값을 더하면서 계속 나아가는 규칙입니다. 더해지는 값이 약 1.6배로 나아가는데 황금비율에 가깝습니다. 자연계의 우주 만물은 모두 이 원리를 따르고 있어 ‘숨어있는 자연의 규칙’이라고도 하죠. 내 능력의 1.6배를 더하면서 다시 나아가는 것, 목표를 잡을 때 참고하면 좋을 거 같아요. 목표를 너무 높게 잡으면 금방 포기하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솔방울의 뒷면을 보면 하나하나 비늘껍질이 피보나치 수열을 따르고 있습니다. 솔방울이 생장할 때 1.6배씩 자랐다는 거거든요. 목표를 생각하면 솔방울 하나 눈앞에 가져오세요^^.건강한 목표는 행복을 만드는 주춧돌이 아닌가 싶어요. 자신이 하고 있는 하나의 일에 자신감이 생기면 돈을 떠나서 일상의 자심감도 생기는 거 같더군요. 이것이 저의 경험입니다. 2016년에 ‘함양상림’에 관한 책을 내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 작업에 5년이 걸렸어요. 깨어지고 부딪히면서 일어서기를 세 번쯤 했습니다. 원고를 쓰는 일이 김경일 교수가 말한 구조화 작업이 아닌가 싶어요. 조금씩 자료가 체계를 잡아가고 식물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되니 의욕이 생기는 거죠. 사실 이 일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앞으로의 삶이 불안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6~7년의 도시 생활을 접고 함양읍으로 왔을 땐 답답하고 우울한 마음이 무겁게 내려앉아 있었거든요. 도시 생활에서 저도 모르게 팍팍하고 메마른 감정이 쌓였나 보더라구요. 일주일에 서너 번씩 숲을 거닐면서 사진을 찍고 식물 공부를 계속했습니다. 어느 순간 마음에 평안이 깃들기 시작하더군요. 느릿느릿 여유로운 마음으로 숲길을 걷고 있는 저 자신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아! 내가 숲에 젖어 들고 있구나.” 사시사철 피고 지는 식물에 코를 박고 사진으로 남기는 일은 저에게 매우 흥미로운 일입니다. 자연의 아름답고 오묘한 찰라에 몰입하게 됩니다. 순간 세상의 걱정은 깨끗이 사라지거든요. 바로 치유가 일어나는 순간이죠. 집에 와서 그 사진들을 정리하고 가공하는 작업은 또 다른 즐거움을 줍니다. 심취할 수 있는 무언가가 삶의 만족도를 높여 준다고 생각해요. 대유행을 겪고 있는 코로나 사태가 꽤 오래 갈 거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 그동안 공부해온 식물문화와 치유를 바탕으로 카페와 유튜브 등에서 비대면 활동을 시작해 보려고 해요. 이참에 그동안 생각해보지 않았던 ‘나의 새로움’에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코로나 블루 생각보다 쉽게 치유될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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