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함양중학교에서 진행된 ‘밤새워 책읽기 독서캠프’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프로그램 중에 학부모가 참여하는 코너가 있었는데 내가 읽은 책을 소개하고 내용을 이야기해 주는 것이었다. 프로그램 시작하기 전부터 왜 그렇게 떨렸는지, 이놈의 무대공포증. 아이들은 침착하게 책 소개를 잘 하는데 나는 내가 말을 하고서도 무슨 말을 했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학교 독서캠프에 참여한다고 급하게 책을 읽고 소개를 하다 보니 제대로 된 책 소개를 하지 못했다. 한동안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으로 지내야 했다. 그러나 그 일이 전화위복이 되어 나는 오랫동안 멈추었던 독서를 시작하게 되었다. 다시금 학교에서 나를 독서캠프에 참여시켜 준다면 잘할 수 있는 자신감도 생겼다. 코로나19로 학교의 행사들이 취소되거나 간소화 되는 상황이 계속 이어졌다. ‘밤새워 책읽기 독서캠프’처럼 좋은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없음을 안타까워 한 함양중학교 선생님들이 아이디어를 모았다. 그 결과로 탄생한 작품이 ‘Book 소리 챌린지’이다. 각 학년 학생 20명, 교사 10명, 학부모 10명이 참여하여 본인이 읽은 책 중 추천하고 싶은 책을 동영상으로 찍어 학교 홈페이지에 올리면 된다. 영상 말미에 다음 사람을 지명하는 멘트를 넣는 게 중요하다. 얼굴을 드러내고 영상을 찍어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다고요? 너무 낯선 일이다. 그렇지만 소소한 재미를 누려보리라 마음먹고 책 소개 대본부터 만들었다. 2분을 넘기지 않는 영상을 만들어서 올려야 하는 기준이 있는데 처음 적어본 책소개 글이 너무 길어 2분을 넘기고도 남았다. 너무 길게 늘어지는 책 소개는 듣는 사람도 지루할 것 같아 재미있게 책 소개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일을 하고, 밥을 먹고, 운전을 하고, 쉴 때에도 머릿속에는 온통 ‘Book 소리 챌린지’. “재미있게 책 소개 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이 생각들이 나를 지배하고 있었다.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열릴 것이라는 성경의 말씀처럼 드디어 유레카라고 외칠만한 좋은 생각이 스쳐갔다. 내가 소개 할 책 ‘열두살에 부자가 된 키라’ 주인공이 했던 것처럼 나도 한 가지를 실천하기로 했다. 이름하여 ‘보물지도 만들기’ 머릿속에만 담아 두었던 나의 꿈을 눈에 보이도록 시각화 하는 것이다.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진다는 말처럼 생생하게 꿈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보물지도’이다. 보드판을 마련하고 잡지책 과월호를 넘겨가면서 사진을 구하고 부족하다 싶으면 인터넷에서 무료로 배부하는 사진을 출력해서 조금씩 보물지도를 완성해 갔다. 평소 내가 좋아하는 문구를 적절하게 넣기도 하고 기분 좋은 설렘으로 책과 함께 소개할 보물지도를 완성했다. 완성된 보물지도를 보니 천군만마를 얻은 것 마냥 자신감이 수직 상승했다. 수십 번을 반복해서 영상을 찍어도 맘에 드는 게 없었지만 그나마 좋은 것을 찾아 학교 홈페이지에 올렸다. 완료를 누름과 동시에 ‘Book 소리 챌린지’에 참여하기 잘했다는 아주 주관적인 평가를 하며 세상에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을 생각해 내다니 함양중학교와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한다. 그리고 좋은 것을 보면 입소문 내고 싶은 마음이 크기에 ‘Book 소리 챌린지’를 이 지면을 빌어 소개해 본다.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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