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집(後集)40장높은 벼슬아치들의 행렬 가운데 명아주 지팡이를 짚는 산인(山人)이 한 사람 섞여 있으면 문득 한결 높은 풍도(風度)가 더해진다. 허나 고기잡이와 나무꾼이 다니는 길 위에 관복입은 벼슬아치가 한 사람 섞여 있으면 도리어 수 많은 속된 기운을 더할 뿐이다. 이에 진실로 짙은 것은 옅은 것만 못하고 속된 것은 우아한 것만 못함을 알겠구나.<원문原文>)袞冕行中(곤면행중)에 著一藜杖的山人(착일려장적산인)이면 便增一段高風(변증일단고풍)하고 漁樵路上(어초로상)에 著一袞衣的朝士(착일곤의적조사)면 轉添許多俗氣(전첨허다속기)하나니 固知濃不勝淡(고지농불승담)하고 俗不如雅也(속불여아야)라. <해의解義>관리들의 행렬 속에 청려장(靑藜杖)을 짚은 은사가 한 사람 섞여서 걸어가면 한층 고상한 분위기가 더해질 것이나 고기잡이 어부나 나무꾼들 속에 관복을 입은 벼슬아치가 한 사람 섞여 있으면 도리어 속된 기운만 더 감돌뿐이다. 그렇듯 언제나 농염한 것은 담담한 것만 못하고 비속한 것은 우아한 것만 못한 법이다. <주註>袞冕(곤면) : 비단으로 지은 조복과 면류관, 높은 벼슬아치의 상징. 著(착) : 들어있음. 藜杖(여장) : 명아주로 만든 지팡이. 的(적) : ~의. 漁樵(어초) : 어부와 나무꾼. 朝士(조사) : 대신(大臣), 朝는 조정을 가리킴. 轉(전) : 도리어. 添(첨) : 더하다. 固(고) : 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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