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냥작 이야기를 책으로 내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걸 해보기로 했습니다. 크라우드 펀딩이란 소비가 불확실한 상품을 펀딩하여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면 상품으로 출시하고 미달하면 없던 일로 하는 것이랍니다. (햐~ 세상에~ 이런 것도 있구나~ 잘 됐네. 책을 내어놓고 안 팔리면 출판사에 민폐만 끼치게 되니 이것도 좋은 방법이겠구나...) 오늘 원고와 사진을 출판사에 넘겼습니다. 출판사에서 작업하고 알라딘에서 북펀딩 할 예정입니다. 잘 되었으면 좋겠네요. 북펀딩이 성공하기를 바라며 머리말을 썼습니다.머리말지난 해 봄 수필집 <흐뭇>을 출간할 때만 해도 출판과 관련해서 찾아온 마지막 행운이겠거니 했습니다. 요즘같이 책이 안 팔리는 시기에 더군다나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인 시골농부의 시시한 이야기를 책으로 출판한다는 것은 작은 모험일 수도 있으니까요. 사실 주변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쓴 재밌고 유익한 책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래서 처음부터 마음 비우고 만일 독자 한 명이라도 책을 읽고 제목처럼 흐뭇해한다면 더 이상은 바라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고맙게도 그 소박한 소망은 이루어졌습니다. 그런데 <흐뭇>을 읽은 많은 독자가 그 무렵 농부가 막 쓰기 시작했던 길고양이 수리냥작 이야기가 한 꼭지도 보이지 않는다고 아쉬워 하셨습니다. 수리 이야기가 정말 재밌는데... 재밌는데...하며 말입니다. 책을 만들기 전 출판사에서 사진작가와 같이 와서 수리냥작 사진은 엄청 찍어갔는데 정작 이야기는 실리지 않아 농부도 약간 섭섭하기는 했지요. 그런데 기쁘게도 또 다른 행운이 찾아와 <수리냥작>을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수리냥작>은 지리산 엄천 골짝에 사는 시골 부부가 산책길에 만나 입양한 고양이 수리, 밥만 먹으러 오는 길고양이 서리, 꼬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따끈따끈한 이야기입니다. SNS에서도 인기가 있어 수리냥작이 오늘은 왜 안 보이지? 하고 궁금해 하는 팬들도 많답니다. 사람은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으로 나누어집니다. 사실 필자도 수리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고양이는 냄새가 나고 언젠가는 배신을 하는 동물이라 가까이 할 게 못 된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가까이 할 게 못되는 고양이가 마법이라도 부리는지 첫 만남부터 그 어리석은 생각이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졌답니다. 게다가 그 고양이 마법이라는 것도 참 어이가 없습니다. 그냥 눈만 껌뻑 껌뻑하며 냐옹~하거나 불러도 대꾸 않고 거만을 떠는 게 전부니까요.<수리냥작>은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무조건 권해 드립니다.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기꺼이 권해 드립니다. 그리고 방방곡곡 이 땅위의 고단한 길고양이들을 위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사랑을 베푸는 캣맘, 캣대디들에게 특별히 고마운 마음으로 이 책을 바칩니다. 그들이 있어 세상은 2% 더 흐뭇해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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