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읍 돌북(상백마을) 끄트머리에 참좋은우리교회가 있다. 작년 가을 교회 로비에서 멋진 다육정원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 화분 하나하나가 예술작품을 보는 것 같았다.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다는 걸 다육 초보인 내가 봐도 알 수 있었다. 사람이나 식물이나 사랑을 많이 받은 아이들은 뭔가 다르다. 나는 다육보다는 화려한 꽃이 피는 식물을 좋아하는 편인데 참좋은우리교회에 있는 ‘여리의 다육정원’을 보고서 다육이를 새로이 보게 되었다 “여름 보다는 봄, 가을에 오셨으면 더 예쁜 아이들을 보여드릴 수 있었을텐데... 여름은 사람이나 식물이나 참 힘든 계절이죠” 참좋은우리교회에 있는 ‘여리의 다육정원’ 주인장 이주열씨의 말이다. 만나러 간 그날도 온실에는 높은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기 위한 선풍기가 돌아가고 이주열씨 손에는 핀셋이 쥐어져 있었다. 그는 11년 전 다육이를 선물 받아 키우게 된 것이 계기로 지금까지 계속 공부를 하며 취미를 넘어 제2의 직업이 될 정도의 전문가가 되었다. “처음에는 집에서 다육이를 키웠는데 많은 사람들이 보고 즐기면 좋겠다는 생각에 제가 다니는 교회(참좋은우리교회)에 가져다 놓게 되었지요. 교회 성도분들도 좋아하시고 다육이를 좋아하는 분들도 소문을 듣고 많이 보러 와서 팔라고 하는 분들도 있답니다” 500여 개의 다육화분들이 똑같은 게 하나도 없다. 그렇다고 산만하지도 않다. 다양한 종류만큼 볼거리는 더 풍성하다. 평평한 받침대에 일렬로 줄지어진 화분들이 지루해지지 않게 작은 소품을 화분 사이에 배치하고 독특한 콘셉트의 화분들로 ‘여리의 다육정원’에는 스토리가 넘쳐난다.“한 달에 한번 일 때문에 오는 저도 이렇게 보고 가면 기분이 좋은데 매주 이걸 보는 성도 분들은 행복하겠어요. 이주열씨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이 남에게 즐거움을 주는군요” “성도 분들이 많이 도와주세요. 저 혼자 가꾸는 게 아니고 온 교회가 함께 가꾸고 있어요.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빈 화분도 가져 오시고 큰 작품 만들 때 사용하라고 다양한 재료들도 많이 가져다 주세요” 다육이를 돌보는 시간에 방문했음에도 다육이의 A~Z까지 상세하게 알려 주었다. 두 달 여간 이어진 장마에 어르신들께서 가장 많이 한 이야기는 “3년 가뭄은 견뎌도 3달 장마는 못 견딘다”는 속담이었다. 이주열씨가 가꾸는 식물들도 긴 장마에 많이 녹아 내렸다. 그러나 몇 달 후면 장마로 몸살을 앓았던 식물들도 이주열씨의 손길을 거쳐 예전의 화려한 모습으로 바뀌어져 있을 것이다. 사랑의 마음으로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 다육정원을 만들고 교회와 성도가 함께 만들어 가는 ‘여리의 다육정원’ 다음 모습이 무척 기대된다.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