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 일명 대중주의로 불리는 이것은 인류 역사 곳곳에 놓여 있어왔으며, 중요한 사건들의 휘발유가 되어 확산이나 발산에 기여한 바가 크다. 대중, 즉 민중들의 지지 없이 자신의 대업이나 대국적인 목표를 이루기가 불가능에 가깝다는 사실은 이미 오랜 세월 동안 증명되어 왔다. 로마 공화정의 복고를 외친 브루투스가 민중들에게 버림받은 것, 조조가 천하의 대부분을 지배했으나 소유할 수는 없었던 것이 그 예시이다. 이처럼 대중들의 지지는 지지를 받는 당사자가 어떤 성향의 인물이건 간에 그 사람을 일약 정치적인 스타, 국가적인 영웅으로 만들어주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 강력한 대중의 지지를 얻으려 애쓰는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오늘 다룰 주제인 대중주의이다.
대중주의, 얼핏 듣기엔 참 이상적인 것처럼 보여진다. 국민의 대다수의 의견과 성향에 맞춰 정치인, 장군들이 움직이는 것. 그야말로 국민 주권의 완벽한 정립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나?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마치 제때 수확하지 못한 보리처럼 삐쩍 말라 먼지처럼 되기 직전의 빈곤한 상태일 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대중의 지지가 나쁘다거나 그런 것이 아니다. 다만 그런 대중의 지지가 악을 따를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고, 이런 경우가 실제 역사상에서 이뤄질 때마다 항상 그 결과는 전쟁과 독재, 끔찍한 살육이 있었을 뿐이기에, 대중의 뜻대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자신의 야망 속에서 대중의 피로 쌓은 명예를 쟁취하려 하는 독재의 전제적인 움직임이 바로 대중주의 이기때문이다. 한마디로 감당하지 못할 수도 있는 강대한 힘을 개인의 영달을 위해 악용하는 행동이란 것이다.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몇 가지 예시를 들어보겠다. 현재 아랍권에서 이슬람 근본주의가 국가들을 지배하고 있는 것과, 그로 인한 테러 활동은 모두 대중의 열광적인 지지 아래 이루어진 ‘아랍의 봄’이라고 불리는 2010년대 초반의 민주화 운동이 원인이다. 독재 정권의 지식인들은 그 인격적인 면은 둘째 치더라도, 세속주의를 통한 미국과의 연대를 일부에서 도모하거나 기독교와의 연대를 이루는 등, 현실적인 정치를 이끄는 데는 지금의 광기어린 아랍 종교 정치인들에 비할 바가 아닐 정도로 뛰어났다. 독재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대중주의는 반지성주의와 반엘리트주의이며, 그로 인해 국가의 질적 수준을 저하시킨다는 걸 말하고 싶은 것이다. 대중주의는 민주주의에서 벗어나지는 않지만, 자유는 벗어나도 별 상관이 없는 위험한 사상이다.
물론 독재가 대중주의와 연관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에는 대개 독재자들이 처음엔 대중들의 애국심이나 국가적 자부심을 키우고 그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공약을 내세우며 정권을 잡고, 그 순간부터 포퓰리즘의 탈을 쓴 전제 정치는 심연에서 한순간에 양지로 나와 햇빛을 가리게 된다. 이것이 극단적으로 치닫은 실제 사례가 바로 히틀러의 나치즘과 근대의 파시즘이다. 그만큼 대중주의는 어떤 인물에게 공정한 판단이 아닌 단순한 인기에 힘입어 정권을 잡게 하는 어리석은 행위를 저지르는, 속된 말로 돈 주고 표를 사서 정권을 잡는 정치적인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이렇게 대중의 성향과 반응에만 집착한 결과, 현재의 대한민국의 정치가 만들어졌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