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Work-Life Balance)’이 중요한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관광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각 지자체에서는 지역의 발전을 이루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역특화 관광상품’을 꾸준히 개발하고 관광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발맞춰 관광산업이 보다 성숙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누구나 이용 가능한 ‘무장애 관광’ 인프라 기반을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무장애 관광’이란 장애인, 어르신, 영·유아 동반 가족 등이 이동과 접근에 불편을 느끼지 않고 제약 없이 관광활동을 즐길 수 있는 관광을 말한다.)본지는 이번 기획을 통해 △교통약자의 접근성·이동권 개선의 필요성과 △누구나 편하고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는 국내 ‘무장애 관광’ 사례 등을 소개함으로써 또다시 찾고 싶은 함양군을 만드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 편집자주 글싣는 순서 ① 함양군 장애인, 무장애 여행에 대하여 ② 제주도 ‘무장애 여행’ 제도적 기반③ 제주도 휠체어로 떠나는 여행지 ④ 장애인이 엮은 무장애 대전여행 ⑤ 교통약자의 특성과 욕구에 맞게 구성된 경주 관광⑥ 장애인을 위한 여수세계엑스포 출발점 ⑦ 휠체어로 부산 바다 체험 ‘복지플랜’⑧ 서울 무장애 관광 컨트롤 타워 “장애 유형별 특성과 욕구에 맞는 서비스·환경 제공” 관광 약자를 위한 서울 관광정책 전 세계적으로 고령 인구가 늘어나면서 관광 약자도 증가 추세에 있다. 이와 더불어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 약자 관광객도 불어났으며, 무장애 여행이 새로운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서울시는 2023년 5000만 명이 찾는 세계 관광도시를 목표로 ‘2019~2023 서울 관광 중기발전 계획’을 발표했다. 생애주기별 여행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테마여행코스 추천, 맞춤형 여행정보 제공, 서울시민 관광할인카드 도입 등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비정규직·특수고용 노동자엔 휴가비, 장애인과 저소득층엔 여행활동을 지원한다. 이 중 관광약자를 포함한 시민 모두가 여행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유니버셜 관광환경 조성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관광특구를 무장애 관광시범지역으로 조성하는 등 물리적 환경을 개선해 관광약자도 편하게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발맞춰 서울시의 무장애 관광사업을 전담하는 ‘서울다누림관광센터’가 지난해 4월30일 정식 개관했다. ‘서울다누림관광센터’는 장애인, 어르신 등 신체적 불편함으로 이동에 어려움을 느끼는 시민들의 관광활동을 종합 지원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다누림관광센터’ 정영만 센터장은 “다누림센터는 ‘서울관광 중기 발전계획’에 따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유니버설 관광환경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19년 4월 30일에 개소를 했다”면서 “휠체어 리프트 버스를 활용한 시티투어, 차량 대여 사업은 물론 관광시설 개선 및 인증제 운영, 홈페이지를 통한 관광정보 제공, 전문인력 양성 및 사회적 인식 개선 교육 등 다방면의 사업이 센터를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다”고 소개했다.유니버설 관광시설 인증제도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유니버설 관광환경 조성 사업은 물리적 환경 개선, 정보 접근성 강화, 사회적 인식개선의 측면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여행의 전 과정에 걸쳐 누구나 보편적으로 편리하게 누릴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조성하는데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 물리적 환경 개선의 측면에서는 △관광 편의시설 접근성 개선사업과 △유니버설 관광시설 인증제도 및 △서울다누림버스와 서울다누림 미니밴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서울다누림 미니밴은 작년 시범사업을 거쳐 차량 3대를 추가 도입하여 올해 7월 정식 운행을 시작했다. 유니버설 관광시설 인증제도는 물리적 접근성을 기준으로 수립한 인증 지표를 바탕으로 접근성이 보장된 관광 편의시설에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제도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310개소 인증을 완료하였으며, 올해는 2019년 인증 업소 모니터링 및 300개소 신규 인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보 접근성 강화의 측면에서는 서울다누림관광센터와 서울다누림관광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다누림관광센터 건물은 무장애 환경으로 디자인되어 있다. 센터 내부에는 휠체어 맞춤 안내 데스크의 높이 고려와 장애 유형별 보조기기가 구비된 정보검색대가 갖춰져 있다. 서울다누림관광 홈페이지는 서울시 공식 무장애 관광 정보를 제공하는 홈페이지로, 보행장애인,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영유아 동반자 등 다섯 가지의 관광약자 유형에 따른 맞춤형 관광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관광 종사자 서비스 매뉴얼장애인 관광객이 식당이나 숙소에 방문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경험하지 않은 종사자들은 적잖이 당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서울다누림관광센터에서 가장 눈에 띄는 활동은 장애인과 고령자 등을 포함한 ‘관광 종사자 서비스 매뉴얼’ 제작 등이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은 ‘모두를 위한 관광, 관광업 종사자 서비스 매뉴얼’(이하 매뉴얼)을 발간 하고 안내했다. 장애인과 고령자 등 관광약자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하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지침과 사례를 묶은 것이다. 매뉴얼은 관광과 관광약자에 대한 이해, 업종별 관광약자 서비스 가이드와 무장애 관광을 위한 시설 및 서비스를 소개하는 부록으로 구성됐다. 특히 관광약자를 8가지 유형(지체장애인, 뇌병변 장애인,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발달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 동반자)으로 나누어 유형별 특징과 이들 고객에 대한 기본예절과 알아두면 좋은 표현을 소개하고 있다. 또 ‘종사자 서비스 가이드’에서는 이동, 관광 안내, 식음, 숙박 4개 분야에서 갖춰야 하는 편의시설과 구체적인 상황별 응대 방법을 설명한다. 매뉴얼 발간의 시작은 관광 종사자들의 인식 부재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함이었다. 예를 들어 휠체어 사용자가 식당을 찾아왔을 때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종사자들이 머뭇거리거나 안내를 하지 못해 거절하는 경우를 최소화하기 위해서였다. 서비스 응대를 알면 휠체어가 테이블에 접근 가능하도록 의자를 치워주고 안내를 해 줄 수 있는데 기본적인 서비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 매뉴얼은 공공기관과 관련기관, 관광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배포되었으며, 서울관광재단 접근성 개선사업과 유니버셜 관광시설 인증제 참여 업소 등의 교육 자료로도 활용되고 있다. 올해는 매뉴얼을 바탕으로 교육 영상도 제작할 계획이다. 장애 유형별 환경 반영 서울다누림관광센터 정영만 센터장은 관광약자를 위한 지도 및 서비스 매뉴얼 등이 전국적으로 표준화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 센터장은 “관광약자 가운데 휠체어 이용, 시각, 청각, 그 안에서도 색약과 난청인, 발달장애인 등이 있다. 다양한 관광약자들이 관광지에 접근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다 보니, 다양한 이용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표준화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나의 예로 숙박시설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미흡한 문제는 장애인 객실 부족 문제이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은 30실 이상의 객실을 보유한 숙박시설은 전체 객실의 1%, 관광숙박시설은 객실 수와 관계없이 3% 이상의 장애인 등이 이용 가능한 객실을 보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여기서 문제는 모든 유형의 장애인들을 장애인 객실에 포함 시킨다는 것이다. 주로 숙박업체의 장애인 객실은 휠체어 장애인들을 기준으로 조성되어 있다. 그러나 장애인이 숙박업체에 예약할 경우 장애 유형과 상관없이 장애인 객실을 이용하도록 안내한다. 이 문제로 실제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객실 부족 현상을 겪으며, 발달장애인,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등 다른 유형의 장애인들이 필요로 하는 시설은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숙박업체의 장애인 객실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장애 유형별로 분리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장애 유형별로 서로 다른 욕구와 환경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정영만 센터장은 “장애인 센터와 관련 업체 등이 협력해 장애 유형별 최소한의 서비스 및 대응 매뉴얼을 익혀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애인들에게 알맞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단순히 장애인 관광객만을 위한 일이 아니다”면서 “관광 약자들은 2인 이상 동반자가 함께 이동하기 때문에 관광객 유치에도 큰 부가가치가 있다. 관광약자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나서 관광 업종에 큰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재 끝>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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