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균형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영양의 균형, 호르몬의 균형, 일과 여가의 균형, 음양의 균형, 심지어 통찰력에서도 균형이 요구된다. 균형은 “한쪽으로 기울거나 치우치지 않고 고른 상태”를 말한다. 건강한 사회와 조직, 건강한 삶과 행복의 기반(基盤)이다. 한편 균형과 대조를 이루는 말은 기울임이다. 기울임은 “한쪽으로 비스듬히 낮아지거나 비뚤어지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어떤 사람의 마음이나 경향(傾向)이 한쪽으로 모이거나 쏠리는 것을 기울었다고 한다. 과거의 역사나 문화를 살펴보면 균형을 중시하였지만 언제나 기울임으로 나간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역시 기울임으로 점철(點綴)되어 있다. 대표적인 기울임은 일생에 한 번뿐인 결혼(結婚)일 것이다. 결혼은 한 번의 기울임으로 평생의 균형을 요구하는 예술행위다. 수학에 상수가 있는데 특히 “0”은 그 값이 변하지 않는 불변량으로, 어떤 숫자라 할지라도 0을 곱하면 무조건 0이 된다. 조건이나 환경에 관계없이 언제나 일정한 크기를 가지는 수(constant)다. 반면, 변수는 상수와는 달리, 조건의 변화에 따라 반응하고, 그 크기가 언제나 변할 수 있는 수(variable)를 말한다. 상수의 반대말이다. 살아가면서 발생하는 여러 기울임과 변수들을 균형으로 이끌어 “0”으로 만드는 상수는 무엇일까? 이런 의미에서 숫자 “0”은 균형인 동시에 상수다. 숫자 “0”은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모습과 참으로 닮아있다. 그러나 인생은 숫자 “0”에 머물러 있을 수 없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중서부에 있는 세계 소프트웨어 산업의 중심지인 실리콘밸리(Silicon Valley)에서 가장 주목 받는 창업자는 “피터 틸(Peter Thiel)”이다. 1998년 페이팔(PayPal Holdings)을 창업하였고, 저서로는 「제로 투 원」이 있다. 틸은 “0”에서 “1”을 창조해 내는 발상으로 창업하고 성공하라고 주문한다. 일명 “제로 투 원(Zero to One) 발상”이다. 과거의 성공을 참고하고 개선하는 발상이 아니라 아무도 하지 않은 것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과거의 성공 패턴(pattern)은 참고가 될 수 없다. 남들은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 상식이지만, 그것을 뛰어넘은 곳에 “숨겨진 사실”, 미래를 향하는 씨앗이 있기 때문이다. 기울임으로 찾아내는 절묘한 균형이다. 또한 기울임으로 발견되는 기가 막힌 상수다. 코로나19(COVID-19) 바이러스는 이 시대의 변수다. 그저 평범한 일상 속에 새로운 삶의 방식을 요구하는 역습(逆襲)이다. 이제 조금씩 개선해서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시대는 끝났다. 모든 방식을 근본부터 바꾸어 놓았다. 악수례에서 기침예절, 식사예절, 방문예절, 일상의 사소한 것에서부터 전문영역에 이르기까지 변수는 이미 문턱을 넘어 우리에게 다가와 있다. 어쩌면 우리는 현대사회를 살아오며 한쪽으로 쏠리어 극단적인 모습으로 기울었나 보다. 그래서 역사는 다시 균형을 향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 일상의 삶이 균형과 기울임, 상수와 변수를 어찌 처리하며 대하고 있는지 고찰(考察)해 볼 대목이다. 나는 경쟁과 반목이라는 변수가 상수로 자리 잡지 않는 함양을 기대해 본다. 그래서 기울임을 다시 균형으로 세워가고, 새로운 지혜를 모아 “제로 투 원(Zero to One) 발상”으로 미래의 씨앗을 심기를 바래본다. 기울임을 외면하거나 저버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누구나 이 땅에 주인이 되어 기울임을 균형으로 이끌고, 변수를 상수로 창조해내어 상극(相剋)의 시대를 누르고 상생(相生)의 시대를 열어가는 모든 군민들이 되기를 소망하며 오늘도 두 손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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