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영된 tvN 새 예능 <여름방학>이 방송 첫 회부터 구설에 올랐습니다. 7월17일부터 방영된 <여름방학>은 혼자, 또는 친구들과 함께 낯선 곳에서 여행 같은 일상을 즐기며 지친 몸과 마음의 균형을 찾아가는 어른이들의 홈캉스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요즘 같이 코로나19로 인해 바깥활동이 자제된 시기에 시청자들의 답답함을 조금이라도 풀어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방송 전부터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방송 첫 회 만에 예상치 못한 곳에서 논란이 생겼습니다. 바로 촬영 장소에 쓰인 집이 적산가옥과 유사하는 점입니다.
적산가옥이란 ‘적의 재산’이라는 뜻으로 1945년 8월 15일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해 한반도에서 철수하면서 정부에 귀속되었다가 일반인에게 매각한 일본인 소유의 주택으로 일본식 문양의 창틀, 여닫이 문 구조 등이 특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점차 논란이 거세지자 tvN측은 “1950년대에 지어진 고택이었기에 제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원 집을 토대로 지붕 색과 외관을 정리하는 정도로만 공사를 진행했고, 시청자들이 느끼실 수 있는 불편함을 세심하게 고려하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라는 입장을 밝혀 논란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사실 예전부터 적산가옥은 “철거해야한다.” 혹은 “보존해야한다.”로 의견이 분분해왔습니다.우선, 철거를 주장하는 이들은 “적산가옥”이라는 것 자체가 ‘적의 재산’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우리나라는 독립이후 친일파에 대한 청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항상 문제가 되었으며, 친일 작곡가들이 작곡한 교가 또한 바꾸자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마당에 일제가 남긴 건물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입니다. 또한 이들은 ‘독립운동의 장소도 제대로 보존하지 못하면서 적산가옥을 지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하는 등 적산가옥의 보존에 대한 강한 비판을 내비쳤습니다.
반면에 보존을 주장하는 이들은 적산가옥이 일제의 잔해인 것은 맞지만, 적산가옥이 가지는 문화적, 역사적 가치에 주목해야한다고 합니다. 학계에서는 적산가옥은 일제가 남긴 침략의 증거이며 치욕의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교훈의 대상으로 봐야하며, 독일이 나치의 흔적을 오히려 되살려 프랑스와 홀로코스트의 역사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우리나라 또한 일제 강점기의 흔적을 보존해 역사를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처럼 “적산가옥”에 대한 의견은 분분한 가운데, 의외로 우리 주변에서 적산가옥은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군산시에서 많은 적산가옥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일제의 지배를 받던 시기, 군산이 바다랑 밀접해있어 수출항으로 이용되었고, 당시 군산의 인구 절반 이상이 일본인이었을 정도로 많은 일본인이 군산에 거주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현재 군산시에는 많은 적산가옥들이 있고, 국가 문화재로도 등록되어 군산시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요즘은 적산가옥의 형태를 보존한 채 호텔, 카페 등으로 탈바꿈하여 대중들 사이에서 특색 있는 장소로 관심을 끌기도 했습니다.
끝으로 적산가옥에 관한 문제는 개인의 감정에 치우칠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관점에서 그 의미를 따져봐야 하며 같이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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