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집(後集)35장선종(禪宗)에서는 말하기를 ‘배고프면 밥을 먹고 피곤하면 잠을 잔다’고 하고 시지(詩旨)에서는 말하기를 ‘눈 앞의 경치를 보통의 말로 표현한다’고 한다. 대개 지극히 높은 것은 지극히 평범한 것에 있고 지극히 어려운 것은 지극히 쉬운데서 오는 것이니 뜻이 있으면 도리어 멀어지고 마음이 없으면 저절로 가까워지느니라.<원문原文>)禪宗(선종)에 曰(왈) 饑來喫飯倦來眠(기래끽반권래면)이라 하고 詩旨(시지)에 曰(왈) 眼前景致口頭語(안전경치구두어)라 하니 蓋極高(개극고)는 寓於極平(우어극평)하고 至難(지난)은 出於至易(출어지이)하여 有意者(유의자)는 反遠(반원)하고 無心者(무심자)는 自近也(자근야)니라.<해의解義>배고프면 먹고 피곤하면 잠자는 지극히 당연하고 평범한 것이 인생의 진실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한 말이며 눈 앞의 경치를 일상적인 말로 나타내는 것이 진짜 좋은 시이다. 그러므로 가장 고상한 진리는 가장 평범함 속에 있고 가장 어려운 일은 가장 쉬운 곳에서 터져 나온다. 일부러 뜻을 두고 애써 찾으면 멀어지다가 오히려 내버려 두면 저절로 찾아오는 것이 또한 평범한 진리의 한 속성인 것이다.<주註>禪宗(선종) : 선의 종지(宗旨). 饑來喫飯倦來眠(기래끽반권래면) : 왕양명의 답인간도(答人間道)란 시에서 나온 말, 지극히 평범하고도 당연한 생활을 말함. 詩旨(시지) : 시의 본지. 寓(우) : 깃들다, 붙이다. 反(반) : 도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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