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집(後集)34장유장한 맛은 진하고 맛있는 술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콩을 씻고 물을 마시는 데서 얻어지며 그리워하는 마음은 메마르고 적막한 곳에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피리불고 거문고 타는데서 생겨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참으로 짙은 맛은 언제나 짧으며 담백한 취미만이 홀로 진실함을 알겠도다.<원문原文>)悠長之趣(유장지취)는 不得於醲釅(부득어농엄)이요 而得於啜菽飮水(이득어철숙음수)하고 惆悵之懷(추창지회)는 不生於枯寂(불생어고적)이요 而生於品竹調絲(이생어품죽조사)하나니 固知濃處味常短(고지농처미상단)이요 淡中趣獨眞也(담중취독진야)로다.<해의解義>유유하고 한가로운 멋은 진하고 맛좋은 술은 마시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콩을 먹고 물을 마시는 담백한 생활에서 오는 것이요 그리운 회포는 메마르고 적막한 생활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피리 불고 거문고를 뜯는 소박하고 조촐한 풍류에서 생겨난다. 그러므로 진하고 화려한 맛보다는 담백하고 소박한 맛이 참 멋임을 알 수 있는 것이다.<주註>醲釅(농엄) : 잘 익어서 진하고 맛있는 술. 啜(철) : 씹음, 먹음. 菽(숙) : 콩. 惆悵(추창) : 슬퍼함, 여기서는 그리워하다의 의미. 懷(회) : 회포. 品(품) : 부는 것. 竹(죽) : 죽관으로 만든 악기, 피리. 固(고) : 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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