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짧은 시간 30분에 5000원 짜리 국수 한 그릇 먹고 나왔는데 주차비가 1000원이라고 하니 조금 과하다 싶다. 함양의 주차요금은 30분까지는 500원이고 30분에서 1분이라도 넘으면 1000원이다. 주차관리요원의 설명은 31분 주차도 500원, 59분 주차도 500원이란다. 계산방법이 조금 불합리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31분 주차하는 사람에게 59분 주차하는 사람과 같은 주차비 1000원의 요금을 내라는 것이 사리에 맞지 않는다.
차를 세우고 물건 하나 사고 나오거나, 자장면 한 그릇 먹고 나와도 30분은 예사로 지나가기 마련인데 작은 읍 단위 동네에서 31분에 1000원 1시간 지나면 1500원, 2000원씩 주차요금을 낸다는 것은 소시민에게는 부담스럽다. 두세 시간 세웠다면 대도시처럼 주차비로 몇 천원을 내야 한다. 또 볼일 때문에 두 번, 세 번 주차해야 하는 경우 주차요금은 결코 가볍지 않다.
옆 동네 거창군은 15분 단위로 요금을 낸다. 30분까지는 500원이고 15분 초과 때마다 250원을 낸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인지 시장 내 공영주차장 주차요금은 30분에 300원이다. 15분 초과할 때마다 150원씩 추가해서 1시간 주차비가 600원이다. 31분에 1000원을 내는 함양군과 15분 단위로 요금을 내는 거창군과 비교하면 함양군은 거의 2배 이상의 주차비를 내며 생활하는 것이다. 진주 공영주차장 주차비도 30분까지 500원이고 10분 추가 시마다 200원을 낸다. 그러니까 30분 단위로 되어 있는 함양군민은 다른 곳에 비하여 주차비를 많이 내는 형편이다. 10분이나, 15분 단위로 좀 더 세밀히 구분하여 요금을 낮춰야 불균형을 맞출 수 있다.
주차비 부담을 가진 주민들이 주차할 곳을 피하여 어딘가로 피신하여 차를 세워 놓는다. 주요거리 주차장은 오히려 반쯤 비어있는 웃지 못할 상황을 본다. 사람들은 차를 어디에 주차하고 있는 것일까? 주차비가 얼마나 된다고 돈 받는 곳엔 주차를 안 하고 다른 곳에 하는 것일까? 하지만 소시민들에게 천원은 큰돈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거리의 한 블록 뒤쪽인 주택가 뒷골목에 주차를 한다. 그것도 쉽지 않다. 짝수날 홀수날 주차가 있어 잘못 주차하다가는 몇 만원짜리 범칙금을 내야 한다. 로보캅처럼 수시로 돌아다니는 주정차 단속차량에 사진을 찍히는 날에는 재수탓을 하면 안 되겠지만 그야말로 재수가 더럽게 없는 날이다. 하필 그 시간에 걸렸으니 말이다. 또 함양의 차는 얼마나 많은지 주차할 곳을 찾아 헤맨다.
좁은 뒷골목은 주차비를 피하여 온 차들로 양쪽이 가득 찼다. 사람들은 곡예를 하며 아슬아슬 통행한다. 위험하다. 자전거 타는 사람은 더욱 그렇다. 상점 주인이나 주택가 주인이 나와 자기 집 앞에 차를 세웠다고 싸움이 일어난다. 차들 끼리 서로 막혀 지나가지 못해 시비가 붙는다. 이런 현상은 오래됐다.
주차시설은 도무지 조금도 확장되고 있지 않다. 행정편의주의로 모든 거리에 선을 그어 놓고 주차요금만 받으려 하고 주정차 위반만 적발하려 하니 차를 가진 사람은 요리조리 피하여 숨바꼭질을 한다. 결론은 주차장의 부족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진주시는 코로나19로 인하여 국민생활이 대단히 어렵기 때문에 4월부터 7월5일까지 3개월간 모든 공영주차장의 주차요금을 받지 않는다. 기쁨이 왔다. 주차비 문제가 아니라 그렇게 국민의 어려움을 알아서 함께 고통을 나누는 행정의 진보적 자세에 대해서 감동을 먹었다. 왜 함양군은 그런 생각을 한번 해보지 못하는 것일까? 그런데 그 많은 공사를 하면서도 왜 시급한 주차장은 확장되고 있지 않는 것일까? 군은 주차장을 적극적 자세로 확장하고 차를 가진 사람은 주차비를 당연히 내고 주차해야 한다는 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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