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반갑다 애들아, 많이 기다렸어. 드디어 신입생들이 학교에 왔습니다. 올해는 사정상 1,2,3학년 수업을 모두 들어가지만 1학년 담임을 맡고 보니 1학년이 등교해야 아이들이 학교 오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생활 속 거리두기 상황에서도 수도권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신입생을 환영하는 입학식도 하지 못하고, 간단하게 학교생활에 대한 안내를 하고, 1학기 1차고사가 코앞이라 그동안 온라인 수업을 통해서 수업한 것을 정리하고 평가에 대한 안내를 하며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모든 학생들이 동일하게 겪는 일들이라지만 학생들이 학교 오자마자 너무 가혹한 것이 아닌지 염려가 됩니다. 그래도 사정을 잘 이해하고 따라주고 제 자리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을 보며 한편으로 대견하기도 합니다. 선생님들이나 학생들 모두 처음 경험하는 일들이라 낯설고 불편하지만 이런 일들을 통해서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을 기르는 기회로 삼아야할 것 같습니다. 바쁘지만 그래도 1대 1로 인사는 해야 할 것 같아서 상담을 했습니다. 의외로 여유가 있고 의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습니다. 수도권에서 감염자들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학교에서 집단 감염이 일어날까 염려해서 3분의2 이상의 학생들이 등교하지 못하도록 지침이 내려와서 시험도 학년별로 오전 오후로 나누어서 치고 1,2학년의 경우에는 등교수업과 온라인 수업을 일주일씩 번갈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학교 일선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선생님들도 참 난감하고 당황스럽습니다. 자칫 학생들의 학력저하로 이어질까 염려됩니다. 그런 일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선생님들이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고 있으니 서로 신뢰하고 지지하고 응원해주면 고맙겠습니다. 2. 친구가 멸치와 황태포를 보내왔습니다. 심심풀이로 농사지은 것 나눈 것뿐인데 기장에 놀러갔다가 친구 생각이 나서 보냈다고 합니다. 멸치가 하도 좋아 가까이 있는 동생들에게도 조금씩 나누어 주었습니다. 오빠 친구를 통해서 좋은 멸치를 먹을 수 있어서 고맙답니다. 큰 것은 아니지만 가진 것을 나눌 수 있고 그 마음을 알고 정을 주고받을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며칠 전이 우리 막내가 저 세상으로 간 날이었습니다. 눈물 많은 동생들 건드리면 터질 것 같아 각자의 자리에서 시간을 정하고 애도(哀悼)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같은 동기로 태어나서 어려운 시기를 지나오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살아보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던 동생을 기억합니다. 세월이 흘렀는데도 정이 많은 여동생들은 아직도 동생 생각만 하면 눈물이 그렁거리는가봅니다. 동기간(同氣間)은 그런 건가 봅니다. 우리가 동생을 그리워하고 추억해야 우리 동생이 덜 외롭겠지요? 마침 학생들과 제망매가(祭亡妹歌)를 같이 읽으며 형제가 얼마나 좋은지 그리고 형제간에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사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사람이 이 세상에 한 번 나서 죽는 것은 정한 이치인데 간다는 말도 없이 저 세상으로 간 누이. 어느 가을 날 이른 바람에 낙엽이 지듯이 저 세상으로 간 누이. 같은 부모에게서 동기간(同氣間)으로 태어났지만 가는 곳을 모르는 오라비. 누이는 착했으니 분명히 좋은 것으로 갔을 것이니 누이를 다시 만나기 위해 수행에 정진하겠다는 오라비. 그 오라비의 마음이 1200여년의 시공을 넘어서 오늘 나에게 새로운 의미로 다가옵니다.삶과 죽음의 길이/여기 있음에 머뭇거리고/‘나는 간다.’는 말도/못다 이르고 어찌 갑니까?//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여기저기 떨어지는 잎처럼/한 가지에 나고서/가는 곳을 모르겠구나?//아아, 미타찰(彌陀刹)에서 만날 나/도 닦으며 기다리겠노라.//제망매가_월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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