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는 정지 아닌 정지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마치 우주공간에서 무중력 상태를 경험하는 것 마냥 둥둥 떠다니는 것 같은 이런 생활을 한지 벌써 여러 달이 지났습니다. 우리들이 정지된 것은 여러 가지 참 많습니다. 예를 들면 경제활동을 못해서 여러 공장들이 가동을 못했다든가 이웃과 단절이 되어서 텔레비전을 보면 이웃과의 소통을 하라는 문구가 나오기도 하고 야외활동을 못해서 집에만 콕 박혀있기도 했고 여가활동을 하지 못해서 시간을 어영부영 낭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희 학생들에게 멈췄다고 느껴진 가장 큰 곳은 학교입니다. 온라인 개학을 했지만 생활패턴이 바뀌고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이런 생활이 지속되면 안된다고 생각되어 교육부에서 3월23일로 개학일을 정했지만 미루어지고 또 미루어져서 5월20일에 고등학교 3학년들이 먼저 개학을 했고 27일에는 중학교 3학년들이 개학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6월3일에 등교개학을 실시하지 않았던 모든 학년들이 일제히 등교개학을 실시했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해서 오랫동안 학교를 못 갔는데 못 간 날들을 세어보니 자그마치 5개월 정도나 되었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학교를 못 가다가 가보니깐 초등학교 1학년 입학식 때처럼 느껴질 만큼 설레었고 기대도 되었습니다. 만약에 이번 연도에 코로나 19로 인해서 5개월 정도를 쉬지 않고 원래의 학사일정 그대로 학교를 갔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도 듭니다. 그대로 학사일정을 진행했으면 후배들과 선배님들과도 조금은 친해지고 선생님들과도 친해졌을 것이고 친해진 만큼 장난도 치며 공부도 하고 그 공부한 걸로 중학생 2학년들의 첫 중간고사도 볼 수 있는 뜻 깊고 중요한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5개월 동안 쉬면서 저희가 느낀 것이 전혀 없지는 않습니다. 첫째는 학교를 가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학교를 다닐 때는 ‘학교를 두 달 정도 쉬고 집에서 놀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요. 쉬어보니깐 학교를 가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되었습니다. 둘째는 시간이 아깝다는 느낌을 느껴도 보았죠. 온라인 개학을 했지만 학교 다니는 것 같은 느낌도 아니고 과제가 있긴 해도 시간이 충분하니 뭔가 딴 짓을 하게 되고 그 결과 시간을 낭비한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셋째는 이제 곧 닥칠 기말고사가 걱정된다는 것입니다. 알다시피 저희는 온라인 개학을 했기 때문에 학습량이 등교개학을 하는 것보다는 터무니없이 적었습니다. ‘학습량이 적으면 조금만 보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테지만 중간고사를 보지 못해 중간고사 범위와 기말고사 범위가 함께 포함되어 만만치 않게 많고 어려울 것입니다. 저희의 등교개학은 설레기도 하면서 긴장됩니다. 기대가 되기하고 또한 걱정도 되는 마음입니다. 이전에는 학생들이 학교를 생각하면 달나라 별나라처럼 가기 힘든 곳이라고 말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달나라 별나라처럼 가기 힘든 곳이 아니라 바로 걸어서 갈 수 있는 학교를 가게 되어 기대감이 넘쳐나는 기쁘고 설레는 마음입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150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