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민주국민 고유의 주권행위다. 꽃을 피울 토양이 온전하지 못하면 민주주의 또한 요원하다. 더욱이 국민 주권으로 피운 꽃이 가짜이거나 독초라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코로나19 확산의 위협 속에서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선거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그러나 집권당의 압승이라는 투표결과 발표 직후부터 불거져 나온 부정선거에 대한 의혹은 좀처럼 사그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되레 날이 갈수록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개표 결과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진보진영이 총 의석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200석 가까이 차지했다. 반면 미래통합당과 위성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은 100석 남짓에 그쳐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문제는 집권당의 대승만큼이나 선거 후유증도 크다는 데 있다. 민경욱 의원을 비롯한 미래통합당의 몇몇 낙선자들과 부정선거를 감시하는 시민단체 등은 선거에 대한 이의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개표 막판까지 접전을 벌이며 앞서가던 보수당 후보들이 마지막 사전투표 개표에서 역전당한 경우가 속속 일어나자 사전선거 투표용지 QR코드 불법 사용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어 국내외 통계학자들과 상당수 보수 유튜버들이 통계적 수치를 근거로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고 허술한 투표지 관리실태 등이 속속 밝혀지면서 부정선거에 대한 의혹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명지대 박영아(물리학) 교수는 “통계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일어났다”며 “4.15총선 결과는 1000개의 동전을 동시에 던졌을 때 모두 앞면만 나오는 경우로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카이스트 이병태(경영학) 교수는 분석의 오류를 지적하며 “부정선거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박 교수의 주장을 반박했지만 의혹을 제기하는 측의 집단적 이성을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게다가 선거 분석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꼽히는 미시건대 월터 미베인(Walter R. Mebane, Jr.) 교수는 ‘2020년 대한민국 국회의원 선거의 부정행위’라는 보고서를 통해 4차례나 선거조작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대한민국의 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통계치는 자신이 본 선거자료 중에서 가장 놀라운 것”이라면서 “2020년 한국 총선은 사기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미베인 교수는 2009년 이란 선거, 2015년 터키 선거, 2016년 러시아 선거, 2017년 온두라스 선거, 2018년 콩고, 케냐, 이라크 선거, 2019년 볼리비아 선거 등 부정선거 의혹이 일었던 8개 선거의 부정을 모두 맞힌 전력이 있어 그의 분석을 단순한 통계학적 견해로 치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경제위기 때 보다 삶은 더 팍팍해졌다는 긴 한숨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는 요즘이다. 더 이상의 공방을 벌이는 것은 우리에게 사치다. 하루빨리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고 위기의 시대를 극복하는 데 범국민적 힘을 모아야 한다. 선거를 총괄했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결자해지(結者解之)만이 답이다. 어쭙잖은 해명으로 의혹을 증폭시키거나 어물쩍 소모전을 벌일 게 아니라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한 점의 의심도 남지 않게 해소해야 한다. 투표용지와 선거인명부 등 관련자료 일체는 물론, 선거에 사용했던 기계장치 및 전산프로그램도 모두 공개하면 될 일이다.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지만 만에 하나 국민 참정권을 유린한 사실이 드러난다면 일벌백계는 불가피하다. 투표는 민주주의의 첫걸음이자 지켜야할 가장 소중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곧 호국보훈의 달 6월이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 앞에 부끄러운 후손이 되어서야 하겠는가. 60년전 3.15 부정선거의 악령이 되살아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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