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의회 기획행정위원회(위원장 임채숙)는 4월16일 군이 제출한 ‘2020년도 수시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 중 시크릿 청춘정원 조성사업 부지 매입 안건을 부결했다.  이날 기획행정위원회 위원(위원 이영재·홍정덕·정현철 의원) 대부분은 ‘시크릿 청춘 정원 조성사업(안)’에 대한 타당성 및 입지선정 부적절과 부실한 자료제출 등을 잇따라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예산 낭비와 사업 실효성 등의 논란을 빚었던 ‘변강쇠·옹녀 테마공원’을 연상케 하는 ‘숲속 정원 및 옹녀샘’ 설립 예산 20억 원이 해당 사업에 책정되면서 각종 의혹이 불거졌다. 군은 오도재 단풍경관조림사업을 시작으로 백년대계를 내다보는 ‘용 테마화 시크릿 청춘 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휴천면 월평리 산 일대에 20만 9983㎢(6필지) 규모의 공유재산 취득이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총 사업비는 60억 3700만원으로 토지매입(10억 3700만원), 기본 및 실시설계, 벌채 및 단풍나무류 식재, 산책로 및 정자, 조형물 설치, 스토리텔링 안내판, 숲 정원 및 옹녀샘 등의 계획이 상정안으로 제출됐다. 정현철 의원은 “시크릿 청춘 정원 조성사업의 필지는 지난해 언론·방송에서 큰 지탄을 받았던 곳의 길 건너편이다”면서 “비판 여론이 수그러들기도 전에 ‘숲속의 정원 및 옹녀샘’에 대한 예산 20억 원을 편성한 이유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산림녹지과 과장은 “왜 여기에 그러한 내용이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워낙 건수가 많아 오타가 난 것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변명했다. 그러나 군 관계자의 이 같은 대답은 오히려 사업에 대한 ‘졸속 추진’ 의혹을 더욱 증폭시켰다. 이어 의원들은 “총 60억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간담회와 타당성 조사 등을 거치지 않고 부지매입을 우선적으로 시도하려고 한다”면서 “상정안은 내부검토와 결재를 거쳐 제출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오타, 절차 불이행에 따른 문제들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이는 군의회를 무시하는 것이냐, 군수님의 지시사항이냐”고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자 산림녹지과 과장은 “그런 것과 전혀 상관이 없다. 공모신청을 위한 절차대로 기본계획 수립을 우선 진행한 것이다”면서 “오도재 단풍경관조림 사업 출발과 함께 아름다운 공원을 조성해 보고자 담당 과장이 직접 기획한 순수 아이디어다”고 답했다. 여기에 임채숙 위원장은 ‘오도재 단풍나무 조성사업’에 대한 비용 일부를 ‘시크릿 청춘 공원 조성’ 용역 계획 비용으로 협약 체결한 정황을 확인했다. 임 위원장은 “보충자료에 따르면 오도재 단풍나무경관조림 사업에 대한 예산을 지난해 명시 이월했으며, 그 일부 예산을 시크릿 청춘공원 계획을 위해 사용했다는 내용이 있다”면서 “새롭게 예산 편성을 한 것이 아닌, 다른 사업의 용역비를 가져다가 사용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매입하려는 필지는 고지가 높은 악산으로 공원을 조성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장소이다”면서 “부지 매입 장소 선정 자체가 잘못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과장은 “자료가 미비한 점 거듭 죄송하다”며 “아직 착수 단계가 아니어서 진행된 사항이 아무것도 없다. 다시 원점으로 되돌려 놓겠다”고 답했다. 홍정덕 의원은 “무차별적 사업추진보다는 지역 특성에 맞는 관광개발이 중요하다”면서 “오도재는 라이더들이 많이 찾아오는 코스인 만큼 그들의 요구를 듣고 보완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함양군은 휴천면 오도재 일원에 판소리 6마당 중 하나인 ‘변강쇠전’을 스토리 텔링화한 ‘변강쇠와 옹녀 테마공원’ 사업을 추진하려다 막대한 예산 규모로 논란을 빚었다. 군은 지역 사회 내 비판 여론이 잇따르자 예산 규모를 대폭 축소 조정했으나, 여전히 사업 실효성 등을 둘러싸고 지역 시민단체는 물론 여성단체의 비판 여론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앞서 군은 2006년 52억원을 투입해 변강쇠전을 주제로 한 공원을 조성한 바 있으며 현재 방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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