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집(後集)20장물욕을 덜고 또 덜어서 꽃을 가꾸고 대나무를 심으니 그야말로 오육선생(烏育先生)이 되어가고 세사를 잊고 또 잊어 향을 피우고 차를 달이니 도대체 백의동자를 물을 것이 없어라. <원문原文>損之又損(손지우손)하여 栽花種竹(재화종죽)하니 儘交還烏有先生(진교환오유선생)이요, 忘無可忘(망무가망)하며 焚香煮茗(분향자명)하니 總不問白衣童子(총불문백의동자)니라. <해의解義>물욕을 완전히 털어버리고 꽃과 대나무를 심어 가꾸는 유유자적한 생활을 하게 되면 이 몸은 곧 무아의 경지로 돌아간다. 세상 일을 잊어버려야 한다는 생각조차 잊어버리고 차를 끓이고 향을 피우면 술 가져올 사람이 없어도 좋으리. <주註>種(종) : 심다. 儘(진) : 모두. 烏有先生(오유선생) : 사마상여(司馬相如)의 자허부(子虛賦)에 나오는 가상적인 인물, 오유(烏有)란 ‘어찌 잊으랴’의 뜻으로 끝 무(無)를 가리킴. 忘無可忘(망무가망) : 잊어버릴 것이 없을 때까지 잊어버림, 잊는다는 생각조차 잊는 것을 말함. 煮(자) : 끓이다, 달이다. 白衣童子(백의동자) : 태평어람(太平御覽)의 도연명(陶淵明) 고사에 나오는 왕홍(王弘)을 가리킴, 9월9일에 도연명이 술이 없어 울타리 아래에서 국화를 따고 있는데 흰 옷을 입은 왕홍이 술을 가지고 찾아와서 함께 마셨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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