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집(後集)15장사람이 애써 당장에 쉬면 곧 당장에 쉴 수 있으되 만약 쉴 곳을 찾는다면 아들딸 결혼시킨 후에도 일은 많으리라. 승려와 도사가 비록 좋다고 하더라도 그 마음으로는 역시 깨닫지 못할 지니라. 옛 사람에 이르기를 ‘만약에 당장에 그만 두면 곧 그만 둘 수 있지만 그만 둘 때를 찾는다면 그만 둘 때가 없으리라’고 하였으니 참으로 탁견이로다.<원문原文>人肯當下休(인긍당하휴)면 便當下了(변당하료)나 若要尋個歇處(약요심개헐처)면 則婚嫁雖完(즉혼가수완)이나 事亦不少(사역불소)하나니 僧道雖好(승도수호)나 心亦不了(심역불료)니라. 前人(전인)이 云(운)하되 如今休去(여금휴거)면 便休去(변휴거)나 若覓了時(약멱료시)하면 無了時(무료시)니라 하니 見之卓矣(견지탁의)로다.<해의解義>생각났을 때 쉬어야 곧 쉴 수 있지 일을 다 해 놓고 난 뒤에 쉬려고 하면 일은 끝이 없이 결국 쉴 수가 없다. 마찬가지로 생각났을 때 도를 구해야 깨달음을 얻을 수 있지 세속적인 문제를 모두 해결한 뒤에 도를 구하고자 한다면 언제까지나 도를 깨달을 수 없을 것이다. 설혹 승려나 도사가 되더라도 이런 마음가짐이 아니면 도를 깨칠 수 없는 것이다. 한마디로 모든 것은 생각과 동시에 바로 실행에 옮겨야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주註>肯(긍) : 즐겨, 애써. 當下(당하) : 당장에. 了(요) : 완료를 나타내는 조동사. 歇處(헐처) : 쉴 곳. 如(여) : 만약. 休去(휴거) : 그만둠. 了時(요시) : 완료하는 때,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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