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참에 책을 좀 읽을까 하고 도서관에 책 빌리러 갔더니 휴관이랍니다. 하루 이틀 쉬는 것이 아니고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무기한 휴관이라네요. 유감스럽습니다. 요즘 도서관엔 다양한 신간이 많이 들어와 재밌는 책을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는데 어쩔 수 없네요. 이참에 책을 좀 사서 봐야겠습니다. 안 그래도 출판업계가 어렵다는데 책 좀 주문해야겠습니다. 이참에 마트에 들러 과일 좀 사고 반찬거리도 넉넉하게 샀네요. 상황이 상황인 만큼 예전처럼 자주 읍에 나갈 수가 없으니 카트에 하나 담을 거 두개 담게 됩니다. 이참에 제과점에도 들러 아내가 좋아하는 케익이랑 내가 좋아하는 팥 도너츠도 샀습니다. 마스크가 여분이 없어 혹시 구할 수 있을까 싶어 약국 몇몇 군데 들렀는데 역시나 네요. 뉴스를 보니 도시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다섯 시간 여섯 시간 종일 줄을 선다고 하는데 시골은 그나마 좀 나을까요? 어제는 우체국에서 11시부터 판매한다고 해서 나름 서두른다고 10시30분경에 갔더니 10분 전에 번호표 배부하고 판매 끝났답니다. 번호표를 받은 사람들은 언제부터 줄을 서서 기다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사게 되어 안도한 표정들입니다. 근데 이거 참 웃깁니다. 번호표를 받고도 한참을 기다려야 하니 말입니다. 공짜로 주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돈 받고 파는 건데, 결국 번호표 받은 사람들에게 팔기로 되어 있는 건데 굳이 11시까지 기다리게 할 건 또 뭐지요? 참 바보 같은 판매방식입니다. 이참에 꽃집에 들러 스톡 한 단, 후리지아 두 단, 장미 한 송이를 사왔네요. 향기가 진한 노란 후리지아가 한 단에 오천원이네요. 수요가 집중되는 졸업식 입학식 보고 일 년 농사를 지은 화훼농가가 판로가 막혀 어렵다고 하니 한 단 살 거 한 단 더 사게 되고, 우리 이름으로 비단향꽃무라고도 불리는 스톡도 한단 더 했습니다. 그리고 보라 장미도 한 송이 골랐습니다. 보라색 장미는 흔치 않은데 색이 오묘하네요. 후리지아도 향이 좋지만 스톡도 향이 진하답니다. 빈 꿀 병에 담아 창가에 두니 거실이 환해지고 기분도 밝아졌습니다. 비로소 봄이 온 거 같네요. 입춘은 지난 지가 한참 되었고 우수도 지났고 경칩도 지났는데 지금쯤은 꽃소식이 들릴 때입니다. 광양에 매화가 피었다더라, 구례에 산수유 축제가 시작한다더라 하는 꽃소식이 들려와야하는데 뉴스는 온통 숫자로 도배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몇 명이 확진되었는데 어제보다 몇 명이 증가한 거다. 지역별로 어디가 몇 명이고 어디가 몇 명이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61살 김모씨가 아무 날에 버스를 타고 신세계백화점 6층을 방문하였고 어느 날엔 아들과 어느 교회에서 예배를 보았다한다. 등등 이런 평범한 이야기가 뉴스가 되고 있습니다. 뉴스가 하루 종일 이러다보니 어쩌다 내가 재채기라도 한번 하게 되면 아내는 가재미 눈을 뜨고 나를 쳐다봅니다. 나는 물을 마시고 험험 목을 가다듬습니다. 나 괜찮아... 사래 걸린 거야... 딸꾹 이 또한 다 지나가리라. 나는 이참에 책을 좀 읽어야겠습니다. 책을 읽다가 눈이 피곤하면 음악도 좀 듣고 감나무 과수원에 가지도 좀 정리하고, 이참에 냉동 창고에 남은 못난이 곶감도 좀 정리해야겠습니다. 먼저 손질한 반시 못난이 곶감은 다 나갔고 못난이는 이제 대봉과 단성시만 남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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