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집(後集)13장석화의 빛 속에서 길고 짧음을 다투어 본들 그 세월이 얼마나 되며 달팽이의 뿔 위에서 장웅을 겨루어 보들 그 세계가 얼마나 크겠는가.<원문原文>石火光中(석화광중)에 爭長競短(쟁장경단)인들 幾何光陰(기하광음)이리오 蝸牛角上(와우각상)에 較雌論雄(교자논웅)인들 許大世界(허대세계)리오 <해의解義>눈을 크게 뜨고 인생을 바라보면 모든 것이 덧없으니 마침내 집착에서 벗어나 물욕을 끊고 유유자적한 생활을 할 수 있다. 우리의 일생이 돌맹이가 부딪쳤을 때 번쩍하고 일어났다 쓰러지는 불꽃의 한순간에 불과한데 그 속에서 길고 짧음을 다툰들 무슨 소용이 있으며 우리가 몸을 붙이고 사는 이 지구가 달팽이의 뿔만큼이나 작은데 이곳에서 자웅을 겨룬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 글은 백거이의 ‘달팽이의 뿔 위에서 무엇을 다투는가. 석화의 빛 속에서 불을 붙이고 있다(蝸牛角上爭何事 石火光中寄此身)’는 시에도 보인다. <주註>石火(석화) : 돌과 돌이 부딪쳤을 때 번쩍하고 일어나는 불. 蝸牛(와우) : 달팽이, 장자 즉 양편에 나오는 고사, 달팽이 두 뿔 위에 촉나라와 만나라가 있어 영토문제로 서로 전쟁을 일으켜 수만명이 죽었다고 함. 許大(허대) : 얼마나 쓰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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