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누구라도 말만 하면 알 만한 기업의 사회공헌팀 직원과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있었다. 만남이 만남인지라 자연스럽게 연말연시 후원과 내년도 후원사업에 대한 이야기들이 주 내용이었다. 그러던 중 불쑥 개인 후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그 내용 중에 자기는 개인적으로 후원은 하지 않는데 그 이유가 자기가 근무하는 기업에서 후원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자신이 후원하는 바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 요지였다.
순간적으로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에 말문이 막혔다. 연말은 어려운 이웃에 대한 온정이 손길이 더욱 더 필요한 시기이다. 그런데 해가 갈수록 어려운 이웃에 대한 온정의 손길은 줄어들고 있다. 특히, 보호시설에 대한 후원은 급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많은 국민들이 정부에서 충분한 지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기 때문이라고 한다.정말 그럴까?
얼마 전 뉴스에서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이 자신이 근무하는 기관에 대한 후원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사회복지기관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보더라도 정말 부적절한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오죽하면 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정부가 기초생활보장법에 의거하여 사회복지시설에 지원하는 보조금은 근근이 입에 풀칠하는 수준이라고 하면 우리 국민들은 믿지 않으시겠지만 현실은 그렇다.
대부분의 기관들은 운영의 80%이상이 인건비로 지출되기 때문에 정부지원의 규모가 커 보일 뿐 보호시설에서 생활하는 생활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은 현실 생활과는 너무 동떨어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우리보육원과 같은 아동생활시설은 더욱더 그러하다. 타 기관들처럼 시설 안에서의 생활이 주가 아니고 외부활동들을 통해 교육을 받아야 하는 특수성 때문이다.
물론 공교육으로 이들의 학습권이 지켜질 수 있다면 좋겠지만 자녀들을 키워본 사람이라면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아실 것이다.
특히 대학이라는 관문은 많은 장학제도로 인해 등록금은 해결되더라도 기타 소요되는 제반 경비는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보니 운영자도 힘들고 아이들도 힘이 든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지난 해 11월 20일부터 1월 31일까지 73일간 진행된 희망2020나눔캠페인에서 우리 함양군민들이 보여준 어려운 이웃에 대한 사랑은 당초목표의 24%를 초과달성할 만큼 뜨거웠다는 것은 전국적인 상황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 준 것이기에 함양군민의 한사람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기도 한다.
십시일반이라고 했다. 가난 구제는 나랏님도 못한다고 했는데 우리 함양군민들은 의기를 그리고 이웃에 대한 사랑을 기부라는 수단을 통해서 보여주신 것이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이러한 기부문화가 연말연시에 한정될 것이 아니라 연중으로 꾸준히 이루어져 어려운 이웃들이 일 년 내내 안정적인 생활을 도모하고 그 힘으로 머지않은 장래에 그들이 타인을 돕는 주체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조금 더 주변의 관심과 협력 그리고 시혜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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