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20년, 새로운 한해가 시작한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일 년의 계획을 순조롭게 실천하고 계십니까? 저는 작년보다 올해 일본에 가야하는 일정이 더 많아지는 것 같아서 많이 바빠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작년 1월31일에 타계했던 오빠의 일주기를 보내기위해서 모였던 많은 친척들 모두가 일 년이 눈 깜빡하는 사이에 지나갔다고 하면서 그리운 오빠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오빠는 중학교 교사를 했습니다. 체육이 전공이었지만 부전공으로 수학도 했었기 때문에 작은 학교에서는 2개 다 가르쳤을 때도 있었다고 합니다. 도리에 맞지 않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었습니다. 대학생 때는 담배를 조금 피웠었지만 교사가 되고나서 학생들에게 담배를 피지 말라고 해야 했을 때 한 학생이 와서 왜 선생님은 피워도 되는데 우리는 안되요 라고 물어봤답니다. 그때 역시 선생님은 말로만 하는 교육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교육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합니다. 자기는 어른이라서 괜찮다는 말이 하기 싫어서 바로 담배를 끊었답니다. 중학생 때부터 배구의 방과 후 활동을 시작하여 대학생 때, 교사가 돼서도 계속 어른 배구팀에 들어가서 활동했었습니다. 동시에 A급심판의 자격증도 탔습니다. 이렇게 교사를 하면서 배구 지도 심판자격증 취득 하는 것 하나도 바쁜데 이것저것 하다보니까 결혼하고 아들도 생기면서도 거의 집에 가만히 있는 시간이 없었습니다. 늘 바빴던 오빠는 어릴 때 집에서 같이 살았을 때 장난꾸러기였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었지만 오빠가 타계하고 학생들이 졸업할 때 오빠에게 써주었던 편지를 읽어봤더니 제가 몰랐던 오빠의 모습을 봤습니다. 독감이 유행하고 학교가 휴교 됐을 때가 있었습니다. 그 때 우리 오빠가 학생의 책상 하나하나를 소독했답니다. 다음날 학생들이 학교에 왔을 때 책상을 보니 아주 깨끗해져 있어서 놀랐답니다. 오빠가 말은 안했지만 학생들이 선생님이 해줬던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졸업하면서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에 감사했고 그 사랑을 잊지 않고 노력한다고 쓰여 있었습니다. 어떤 학생은 ‘선생님은 자신에게 태양같은 사람이었다’고 적어놨습니다. ‘제가 왕따를 당하고 혼자 힘들었을 때 바쁘신데도 절 위해 시간을 만들고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셨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이야기로 알게 되었지만 오빠도 중학교에 들어가서 1학년 때 배구 방과 후 활동을 함께하는 선배들에게서 왕따를 당했었답니다. 저한테는 늘 적극적이고 강한 오빠였지만 그런 과거가 있었답니다. 그래서인지 왕따를 당하는 학생에게는 특별히 신경을 썼고 왕따를 시킨 학생에게도 지도를 철저히 했다고 합니다. 그 때 학생들에게 꼭 했던 이야기가 오빠가 6학년이 될 때까지 잠을 자면서 오줌을 쌌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아주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지금은 이렇게 학교 선생님이 되었다. 그래서 지금 현재 못하는 일이 있을 수 있고 또 현재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앞으로 노력하면 반드시 고칠 수 있고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답니다. 그리고 오빠는 어렸을 때 남매 중에서 아빠, 엄마 말을 가장 듣지 않는 사람이었던 것 같지만 결국 결과적으로 봤을 때 가장 부모님을 아끼고 부모님을 모시는 자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일본말로 “카유이 토코로니 테가 토도쿠” 라는 말이 있는데 “가려운 곳을 바로 긁는다”는 말입니다. 오빠는 바로 그런 효도를 했던 것 같습니다. 말로 표현하는 사랑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효도를 했던 것 같습니다. 바쁜 일정에도 학교 일을 마치고 집에 갈 때 잠깐 부모님 집에 들러 특별히 무언가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빠 옆에 앉아 TV를 보고 30~40분 있다가 부모님이 괜찮으신지 확인하면 “그럼 갈게” 하고 집으로 갔습니다. 특별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늘 부모님을 신경 썼던 오빠, 어렸을 때는 세 남매 중에 늘 다치고 부모님께 걱정시켰던 오빠가 제일 효자였던 것 아닐까. 지상을 떠날 때까지 부모님을 걱정했던 오빠의 모습이상으로 제가 얼마만큼 부모님을 모실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최선을 다하는 것뿐입니다. 일 년이 아주 빨랐습니다. 어머니께 오빠가 세상을 떠났던 것을 말할 때마다 치매 때문에 기억을 못하시고 놀라시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1주기 행사를 치르면서 스님의 말씀 중 “고인을 보냈던 슬픔은 생전 그 사람에게 받았던 은혜의 양과 똑같다”라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오빠가 떠났던 것이 슬픈 것을 보니 오빠가 저에게 주었던 사랑이 진짜 컸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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