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눈 한번 내리지 않는 겨울답지 않은 겨울이 끝난 것 같다. 지리산 골짜기에 개구리가 알을 낳았다는 소식이다. 예년에 비해 일찍 찾아온 봄인가 했더니 늦추위가 닥쳤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종을 유지하기 위해 묵묵히 자기의 몫을 충실히 해 내고 있는 개구리의 삶이 경이롭다. 눈이 쌓이면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주고 운수업에는 위험한 환경이 되지만 이 업에 종사하고 있으면서도 눈이 내리지 않은 겨울이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것 같은 허전함에 못내 아쉬운 감이 든다. 봄눈이라도 한번 내렸으면 좋겠다. 연초부터 히말라야 눈사태 매몰사고, 설날 발생한 동해시 가스폭발사고, 합천국도의 블랙아이스 때문에 발생한 41중 추돌사고 여기에다 강력한 태풍급인 중국발 우한 코로나 폐렴까지 덮쳤다. 황사와 미세먼지 때문에 화창한 봄날을 접하기도 힘든데 크고 작은 사고들로 봄다운 봄 맞이는 하지 못하게 되었다. 동해시 가스폭발사고와 재작년말에 발생한 강릉 수험생 투숙 펜션에서 발생한 가스 사고는 그 원인이 유사한 사고다. 가스 같은 위험성 있는 설비를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이 다루었다는 점과 앞선 사고와 관련하여 무허가 업소들을 단속하지 않고 무방비 사각지대를 방치 하였다는 점이다. 작년 12월 중순경에 발생한 상주 영천간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블랙아이스로 인한 큰 사고가 있었음에도 합천국도 41중 추돌사고가 같은 원인으로 발생하였다. 같은 사고들이 반복되는 것은 사고가 일어나면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관계자의 말뿐이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나면 그뿐 모두의 관심 속에서 쉽게 사라진다. 안전 불감증에 걸렸거나 기억상실증에 걸린 무책임한 사회인 것 같다. 같은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우리사회에 만연해 있는 설마 하는 타성과 나만 편안하면 그만이라는 무사안일에 젖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한시에 거주하던 교민을 송환하여 격리시킬 장소 선정 때문에 장차관이 현장에서 당한 볼썽사나운 봉변에 당사자와 들어오는 교민, 맞이하는 주민, 보고 있는 국민 모두 심기가 불편하다. 사스,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 등이 창궐하여 지구촌 전체를 공포 속에 떨게 하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사스가 발생한지 16년에 세 번째 겪는 대재앙이다. 인류가 살기위해서는 끊임없이 이런 불청객인 바이러스와 싸워야 한다. 다음은 어떤 바이러스가 우리를 공격할지 알 수 없다. 이제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전용 격리시설을 미리 갖추어야 될 것 같다. 코로나 폐렴으로 사회전반에 부정적인 파장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폐렴 대책에도 설마가 끼어들지 않아야 한다. 전염 방지 수칙을 잘 지키고 위기를 틈타 이득을 취하기 위해 마스크를 매점매석해서는 안된다. 어려울 때일수록 성숙된 시민의식을 가지고 양보하고 함께 극복하려는 자세가 모두가 사는 길이다. ‘설마가 사람 잡는 다’는 속담이 있다. 그렇게 되지 않길 바랄뿐이다. 봄철에는 조심해야할 위험한 복병들이 많은 시기다. 봄이긴 하지만 도로에는 블랙아이스 같은 위험이 남아 있고 산사태, 낙석, 축대붕괴 등 위험요소가 많다. 봄철에 많은 졸음운전 사고도 있다. 모든 사고 위험에 철저히 주의하고 대비하여야 한다. 새로 맞이하는 봄을 위해 함께 봄맞이 청소를 하자. 설마 하는 생각과 무사안일한 무책임한 자세를 깨끗이 쓸어내자. 무사안일은 일을 하지 않고 편안하게 지낸다는 뜻으로 주로 부정적 의미로 쓰이지만 긍정적 의미는 사고 없는 편안한 상태를 표현하는 말이기도 하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사고와 돌림병 없는 평온함 일 것이다. 맞이하는 봄이 화창한 봄이 아니라도 제발 무사한 봄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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