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1966년생인 한 여성분이 필자를 찾아와서 상담했는데 태어난 날이 한 노트에서는 음력 6월 30일로 적혀 있고, 다른 노트에서는 음력 6월 그믐날(음력으로 그달의 마지막 날)이라고 적혀 있다고 설명하였다. 둘 다 같은 날짜인 것 같지만 사실 같지가 않다. 왜냐하면 1966년 음력 6월에는 30일이 존재하지 않고 29일까지만 있기 때문에 음력 6월 30일은 틀렸고, 음력 6월 그믐날은 결국 30일이 아닌 29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마트폰에 있는 원광만세력에 ‘1966년 음력 6월 30일’을 입력하면 위의 그림처럼 “음력 1966년 6월 30일은 존재하지 않는 날짜입니다. 해당 달은 29일까지 있습니다. 날짜를 확인해 주세요!”라는 글인 적힌 작은 창이 뜨게 된다. 양력은 정확히 말하면 ‘태양력’이다. 이것은 해를 중심으로 한 해의 공전주기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그 주기가 365.2422일이므로 1년의 길이도 365.2422일이다. 딱 나누어떨어지는 정수가 아니므로 평년은 365일로 4년에 한 번 드는 윤년에는 366일로 해서 맞춘다. 그리고 음력은 ‘태음력’이다. ‘태음력’은 달의 삭망 주기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그 주기 29.53059일(1삭망월)을 한 달로 정의한 것이다. 여기서 삭이란 해와 지구를 잇는 선 사이에 달이 오는 경우(해-달-지구)로 이 때 음력으로 초하루가 되고, 망이란 해와 지구를 잇는 선 바깥에 달이 오는 경우(해-지구-달)로 이 때 보름달이 뜨게 된다. 따라서 음력에서는 29일인 달과 30일인 달이 대체로 교대로 나타나게 된다. 하지만 0.03059일과 달의 공전 속도가 일정한 것이 아니므로 어떤 년도에는 30일인 달이 연속으로 오는 경우도 있고 아주 드물지만 어떤 년도에는 29일인 달이 연속으로 올 수도 있다. 원래 사람들은 누구나 달이 차고 기우는 것을 보면서 저절로 그 주기를 알 수 있으므로 이 주기를 한 달로 삼았다. 그래서 처음에는 어떤 문명이든 ‘태음력’이 발전하게 되었지만, 기후는 해를 중심으로 한 해의 공전주기인 태양력을 따르므로 이 사이에 절충이 필요하게 되었다. 특히 농업 사회에서는 기후는 농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었기 때문에 무척 중요했고, 지구의 공전 주기는 별자리를 아주 자세하게 관측하지 않으면 알기 어려웠다. 하지만 천문학이 발달하면서 1년의 길이가 365일 남짓임을 알 수 있었고 1년 동안 삭망 주기는 12번 들고 약 열하루가 남기 때문에 1년을 12달로 결정하게 되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문화권에서는 농사를 위해서는 24절기와 관계된 ‘태양력’을 무시할 수 없으므로 1년의 길이는 365.2422일로 하되, 각 달은 여전히 달의 주기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이 때 발생하는 태음력과 태양력의 차이는 2년이나 3년에 한 번씩 윤달을 넣어서 메꾸고 있다. 이것이 바로 ‘태음태양력’으로, 우리가 흔히 ‘음력’이라 말하는 것은 원래 ‘태음태양력’의 준말이다. 여기서 ‘陰’은 ‘달’을 뜻하고 ‘陽’은 태양을 뜻한다. 결국 달과 태양의 운동을 모두 고려하는 역법이란 뜻이다. 참고로 금년 크리스마스인 2019년 양력 12월 25일은 음력 11월 29이고, 그 다음날인 양력 12월 26일은 음력으로 12월 1일로 11월 30일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기존에 음력 11월 30일이 생일인 분들은 금년 달력에는 11월 30일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그 전날인 크리스마스에 생일을 챙겨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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