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의회가 5000억원 규모의 2020년도 함양군 당초예산을 심의 의결하면서 군민의 뜻을 저버렸다는 비난을 자초했다. 특히 산업건설위원회의 예산 심의결과는 실망을 넘어 역대 최악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군의회는 지난 12월2일부터 13일까지 각 상임위별로 함양군이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예비심사를 벌였다. 이를 토대로 18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이경규)를 열어 수정안을 마련하고 20일 제251회 제2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를 통해 수정안대로 가결 처리했다. 군의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내년도 함양군 당초 예산 5021억원 중 29건 33억8302만원을 삭감하는 수정안을 통과 시켰다. 주요 삭감 내용으로는 시설관리공단 업무추진 등 3건 712만원과 변강쇠 옹녀 테마파크 조성 기 본계획 및 군관리계획 용역비 1억원, 마천 국궁장 조성사업 부지매입 및 실시설계비 5억원, 문화예술회관 피아노 구입비 2억7천만원, 농월정 관광지 연계시설 조성사업비 2억원, 서복상 운반비 등 1400만원, 대봉산 휴양밸리 셔틀버스 민간위탁금 1억9200만원, 마평소류지 분수대 설치사업비 15억원 등을 전액 삭감했다. 또 교통약자를 위한 콜택시 운영 위탁비 및 콜택시 구입비, 산불 전문진화대 사무실 추가 편입부지 매입비, 한우 친자 확인 지원 사업, 가축분뇨조절제 지원사업, 친환경인증 수수료 지원 사업비 등은 사업비과다 등을 이유로 일부 삭감했다. 하지만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김윤택, 위원 서영재·이경규·강신택)는 학부모, 학교 등 교육공동체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등이 안전한 보행권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는 함양중·고등학교 일대 도로환경 개선사업(회전교차로 설치 등) 예산 30억원에 대해서는 집행부의 요구대로 통과 시켰다. 의회는 문제의 도로환경 개선사업에 대한 예산 승인을 하면서 ‘충분한 주민 공감대 형성과 민원을 최소화한 후 반드시 의회의 협의를 거쳐 집행하라’는 부대조건을 달았지만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조건부 승인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학부모와 시민단체 등은 “협의는 상대방의 합의나 동의와 관계없이 협의하는 자리만 만들면 명분을 갖게 되는 것이다”며 “민의를 대변해야할 의회가 군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사실상 집행부의 꼭두각시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게다가 농월정 관광지 연계시설을 위한 도로 개설사업비 2억원(국비)도 전액 삭감했으며, 민간단체인 함양군서복회가 2020 산삼항노화엑스포를 앞두고 서복의 고향인 중국 여운항시와의 친선교류를 통해 화강암으로 만든 대형 서복상을 기증 받기로 했으나 이번 예산 심의에서 1400만원에 불과한 운송비 마저 삭감 했다. 서복은 진시황의 사자로 2200여년전 진시황의 명을 받아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지리산을 찾았다고 알려져 산삼의 고장 함양이 예부터 불로초의 고장이었음 입증하는 것이라 중국의 서복상 기증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점에서 운송비 삭감은 신중치 못했다는 지적이다. 반면 기획행정위원회(위원장 임채숙, 위원 이영재·홍정덕·정현철)는 군민들의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는 변강쇠 옹녀 테마파크 조성관련 용역비 및 부적격지에 추진하려던 마천 국궁장 조성사업부지 매입 및 실시설계비 5억원을 전액 삭감하는 등 산업건설위원회와는 대조를 보였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