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SNS활동을 하면서 문학을 하는 사람들과 교류하는 기회가 늘었습니다. 널리 알려진 분들은 아니지만 일상의 소소한 일들을 비유 상징 압축을 통하여 표현하는 재주들이 신기에 가까울 정도로 대단한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주로 사람냄새가 나는 분들의 작품을 좋아하는데, 최근에 유평(柳坪) 김용태 시인님의 시를 읽으면서 스승이신 이면우 시인님과의 관계가 참 부러웠습니다. ‘선생님께 준비해 간 글을 보여 드리니, 박용래 시를 만 번쯤 읽고 나니 시의 비밀이 보이더라하시며 재주 둔한 것이 노력 또한 부족하다고, 助詞 하나 제대로 다룰 줄 모르며 무슨 시를 쓰겠느냐고 끌끌 혀를 차시다가 시인은 배워서 될 수 있지만 시는 배워서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 덤으로 얹어 주시면서 막걸리나 한 잔 하자하셔서 막걸리를 잔을 기울였다.’(柳坪님의 떡잎 중) 는 구절을 읽으며, 스승과 제자가 막걸리 한 잔 기울이며 한 길을 걸으며 느껴온 이야기들을 나누고 사는 모습이 참 부러웠습니다. 두 분의 만남을 보면서 인연을 소중함을 새삼 느끼며, 나의 소중한 인연들을 다시 생각해봅니다. 인생의 꽃을 제대로 피워보지도 못하고 젊은 날 병마와 싸우다 먼 길 가셔서 그리움과 회한으로 남은 아버지, 새벽마다 무릎으로 기도하시고 온 몸 부스러지도록 자식들을 위해 헌신하시다 하나님 품에 안긴 어머니, 영원한 동반자로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신 사랑하는 아내, 나의 기쁨과 보람이며 소망이고 자랑인 아들딸, 형을 오빠를 최고로 여기는 동생들을 생각합니다. 저를 사위라기보다 아들로 여겨주시고 불러주시는 장인 장모님, 선생을 선생으로 여기고 신뢰하며 따라주는 나의 제자들, 같은 목표를 위해서 고민하며 생활하는 동료선생님들, 같은 추억을 간직하고 사는 친구들, 서로 칭찬하고 격려하고 위로하며 살아가는 일가친척과 선후배들 등등. 지금까지 만난 인연들을 생각합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새로운 인연들을 만들기보다는 좋은 인연들을 소중히 간직하며 사는 것이 삶의 지혜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인연들에 좀 무리를 해서라도 따끈한 국밥 한 그릇 꼭 대접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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