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냉기에 몸이 움츠려지는 겨울입니다. 오늘 아침에는 마당에 나가보니 얼음이 얼어 있네요. 얼음을 보니 겨울이 찾아 왔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되네요. 강원도에는 눈이 내렸다는 소식을 TV를 통해 보았는데 지리산에도 곧 눈이 내릴 듯 싶습니다. 눈이 오면 새하얀 눈만큼이나 마음이 맑아지는 느낌이곤 하였는데 은근히 첫눈이 기다려지네요. 사실 곶감 깎는 일에 정신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다 보니 계절이 가는지 오는지 감을 잡지를 못하였는데 며칠 동안 계속 을씨년스러운 날씨를 접하다보니 눈이 오려나 싶더라고요. 저의 고향 네팔에서는 저 멀리 눈 산이 항상 보이지만 정작 시내에서는 눈이 내리는걸 보기란 쉽지 않답니다. 한국분들은 네팔 하면 히말라야산을 생각하고 또 눈도 많이 오고 굉장히 추울거라고 생각들 하시겠지만 사실은 그렇게 춥지도 않을뿐더러 눈은 정말 구경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물론 산악지대에서는 눈도 많이 오고 많이 춥지만 네팔의 수도인 카트만두는 겨울에도 그렇게 춥지 않으며 눈이 내리는 건 어쩌다 볼 수 있으나 한국처럼 눈이 쌓이는 건 좀처럼 구경할 수 없는 풍경이랍니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가 2008년 10월이었나봐요. 공항에 내려 남편을 따라 휴천면 한남마을까지 왔는데 오는 길이 멀고 시간도 많이 걸렸지만 오는 동안 한밤중이어서 주변 풍경을 볼 수 없었는데 다음날 일어나 주변 풍경을 보니 주변이 온통 산이더라고요. 네팔 고향에서도 흔히 보아 왔던 풍경과 흡사한 시골풍경.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한국이 어찌나 춥던지... 한국에 온지 불과 며치 뒤 남편을 따라 감을 따러 가게 되었는데 새벽 기온이 너무 차가웠습니다. 10월23일쯤이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10월인데도 너무 춥더라고요. 그런데 더 놀라운 현실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던거지요. 감을 깎기 시작하고 12월까지 계속되는 감깎기 작업을 이어가는데 정말 너무 추워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춥다는 저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지 않는 남편이 얼마나 야속하던지. 나중에야 알게 되었지만 남편의 생각은 다른데 있었더라고요. 네팔은 훨씬 추운 곳인데 한국이 뭐가 춥냐고 엄살 부리냐는 듯한 반응이었던 거지요. 그러니 저의 하소연이 먹힐 리가 없었던거지요. 그런데 남편도 오해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답니다. 그로부터 2년쯤 뒤 한겨울에 네팔을 가게 되었는데 오랜만에 고향에 가게 되는 저를 생각한다며 처갓집 식구들 선물을 산다면서 오리털 파카옷을 비롯한 두꺼운 옷들을 많이 사길래 네팔이 그리 춥지 않다고 그런 두꺼운 옷들을 사지 말라고 하는데도 저의 말을 믿지를 않고 결국 자기 고집대로 하더라고요. 물론 남편 자신의 옷도 단단히 준비를 하더군요. 네팔 도착 후 남편의 반응~ “왜 이리 덥지”^^ 카트만두에서는 또 이런 말도 하더군요. “한겨울에 웬 바나나가 열려 있지?” 그런 남편의 행동들을 보면서 처음 한국에 왔을 때 그렇게 춥다고 하는 저에게 엄살이라고 냉대했던 남편의 속내를 뒤늦게 알게 되면서 저도 남편에 대한 오해가 풀리긴 했답니다. 세월이 이만큼 지났는데도 아직도 겨울은 여전히 저에겐 너무 추운 계절이네요. 그런데 오늘 곶감을 깎고 있는데 남편의 지인이 와서 하는 말. “우리 어릴 때 비하면 지금은 겨울도 아니다”라고 하더군요. 남편의 맞장구 “그땐 귀, 발, 손 동상 다 걸리는 게 유행이었지” 한국분들에게 참고로 알려 드리고 싶네요. 네팔은 생각보다는 춥지 않다는 사실. 한국에서 네팔을 생각하면 히말라야 얼음산을 상상하겠지만 히말라야 인근 외에는 의외로 따뜻하답니다. 지리산의 겨울 바람에 2개월여 익어가는 곶감. 노란색의 감이 빨갛게 익어 가듯이 겨울 추위 속에 노력한 보람도 함께 익어가길 빌어봅니다. 겨울 추위에 주간함양 독자님과 함양군민 모든 분들 건강을 빌어봅니다 홍보: 곶감, 감말랭이 문의:010-4560-8143(지리산똑순이)/010-4560-9953(남편:지리산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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