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금일간庚金日干은 목木이 있고 화火가 없어야 제대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큰 칼로서 칼자루인 목木이 있어야 제대로 휘두를 수 있으며, 그러한 손잡이가 없으면 자칫 휘두르다가 자기 손만 다친다. 그리고 칼은 이미 불속에서 제련되어 나왔기 때문에 직접적인 불이 있으면 자칫 나무로 된 칼자루가 타거나 칼날을 무디게 만들기 때문에 명예로 빛날 수 있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불은 필요가 없다.
또한 금金은 물에서 놀기를 좋아하므로 수水가 있어야 숙살지권肅殺之權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게 된다. 물이 없을 경우에는 금金의 서늘하고 날카로운 기운을 물로 누설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사람을 상하게 할 수 있다(殺人)고 보는 것이고, 물이 있을 경우에는 그 금金의 기운을 누설시키면서 그 물에서 놀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을 살릴 수 있다(活人)고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경금일간庚金日干은 물이 있을 경우에 숙살지권肅殺之權을 제대로 발휘하며 격이 높아진다고 보면 된다. 위의 사주팔자四柱八字를 보면 경금庚金이 놀 수 있는 수水가 없어 제대로 능력을 발휘가 어려운데 다행히 병술대운丙戌大運(48세~57세)부터 처음으로 병신합수丙辛合水로 수水가 들어온다.이전에 숙살지권肅殺之權(생사여탈권, 권위, 인사권)은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생사여탈권生死與奪權도 의미하는데, 개인의 진로나 적성에서 금金의 기운이 강한 사람들이 특히 군인, 검찰, 경찰 등의 공직에 어울린다고 설명한 적이 있다. 현대적으로 볼 때 그러한 직업 외에도 이과계통을 전공하게 되면 실제 의학이나 생명공학 쪽으로 진출을 해서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그리고 문과계통을 전공하게 되면 법 쪽으로는 판결로서 사람의 목숨을 좌지우지하고, 금융, 경영, 경제 쪽으로는 재물로서 사람의 목숨을 좌지우지하는 것도 숙살지권肅殺之權의 범주에 포함된다.
숙살지권肅殺之權이 강한 위의 사주팔자四柱八字로 태어난 분은 3살 많은 남편을 스승으로 만나 남편의 성씨가 들어간 간판을 걸고 함께 일을 해오다가 몇 년 전에 남편과 사별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혼자서 3명의 어린 자녀들을 책임지는 가장家長으로, 자신의 이름을 건 도예가로 살아가고 있다.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생사여탈권生死與奪權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직업은 아니지만 자신만의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를 얻고자 노력하며 살아가는 모습에서 필자는 강한 숙살지권肅殺之權을 느낀 적이 있다.
경신일주庚申日柱는 종교, 정신세계와 관계된 글자이므로 육감六感이나 영기靈氣가 뛰어나고 심하면 신기神氣까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정신세계, 철학, 사상, 영성, 수행, 명상, 토속신앙, 종교 등에 관심이 깊어지거나 그러한 것을 직업으로 삼고 살아갈 수도 있다. 흥미로운 건 이분이 이전에는 다른 사람에 비해 촉이 발달되었다는 정도만 알고 도예가로만 살다가 몇 년 전에 강의를 통해 처음으로 필자를 만나게 되고, 처음으로 사주명리학을 공부하게 되면서 자신의 타고난 사주팔자四柱八字에 본래부터 그러한 기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현재는 스스로의 선택으로 원광대학교 동양학과까지 입학하여 공부를 하면서 도예가의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이다.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실감할만한 사례로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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