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이 거액을 들여 지리산의 관문인 지방도 옆 계곡에 주차장 조성사업을 벌여 경관 훼손은 물론 특정인을 위한 특혜 의혹을 사고 있다. 함양군은 지난 4월 ‘지리산 가는 길(지방도 1023호) 주차장 정비사업’에 대한 제한경쟁입찰을 통해 예정가의 87.75%인 2억4500여만원에 한 건설업체와 계약을 맺고 5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업 대상지는 휴천면 원평리 산124-4번지 인근 지리산 가는 길에 접한 계곡으로 지안재와 ‘지리산제1문’이 있는 오도재 중간지점이다. 이 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됐을 만큼 주변의 빼어난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고 있어 지안재나 지리산을 찾는 관광객과 자전거 동호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길이다. 그러나 함양군은 이 곳에 주차장 정비사업을 명목으로 소하천(계곡) 500㎡(약 150평)를 콘크리트로 복개해 주차장 조성사업을 벌이고 있다. 세부 공사내역을 보면 토공작업으로 절토 212㎥, 터파기 59㎥, 되메우기(잡석) 81㎥와 교대설치 8개, 상판슬래브 설치 500㎡의 교량공사, 전석설치(높이 2.0~3.5m, 면적 156㎡), 기타 부대공사 등으로 계곡을 덮은 상판슬래브 500㎡에 주차장을 만드는 사업이다. 군이 주차장 정비사업이라는 이름으로 공사를 발주했지만 실제는 계곡을 복개해 주차장을 조성하는 신규 공사로 자연경관 훼손은 물론이고 인근에서 영업 중이거나 휴업 중인 카페, 주점, 캠핑장 등 일부 업주들을 위한 특혜라는 지적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더욱이 함양군은 공사목적을 ‘기존 소하천에 주차장을 조성하여 이곳을 찾는 관광객 및 인근 주민의 안전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명시하고도, 사업명을 ‘지리산 가는 길(지방도 1023호) 주차장 조성사업’이 아닌 ‘정비사업’이라고 붙여 마치 기존의 주차장을 정비하는 것처럼 만들어 예산을 쉽게 통과 시켰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이 곳은 경사길인데다가 급커브구간으로 주차장을 조성할 경우 주차장을 드나드는 차량과 도로를 통행하는 차량간의 사고 위험도 높다. 이 사업에 대한 문제점은 군의회에서도 제기됐다. 군의원들은 지난 10월11일 실시한 현장점검에서 계곡을 복개한 주차장 조성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군 관계자는 “겨울철 강설 및 결빙에 따른 통행제한이 빈번한 지역으로 긴급 재난차량 대피소 등의 역할이 기대된다”며 차량대피소라는 명분을 덧붙였지만, 군의회는 현장점검 결과보고에서 “계곡 훼손과 안전성 문제를 지적하고 충분히 재점토 후 사업추진을 해야 한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홍정덕 의원은 10월21일 열린 제250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사업 중단과 원상복구’를 촉구했다. 홍 의원은 “건설사업 현장점검을 통한 사업시행의 문제점과 우리군의 변화와 혁신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면서 “지리산 가는길 주차장 정비사업은 지금 즉시 사업을 중단하고 원상복구 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어 있는 이 아름다운 길을 보존하고 가꾸어야 할 책무가 우리에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곡을 복개하여 주차장을 만들어 차량 대피소로 이용한다면 폭우 시 재앙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경관을 훼손하게 되므로 반드시 원상복구 되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길을 자주 이용한다는 복수의 주민들도 “공사 초기에는 계곡을 정비하는 것으로 여겼다. 언젠가부터 계곡 양쪽에 콘크리트 타설작업을 하고 있어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이곳에 계곡을 복개해 주차장을 만드는 군의 행정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홍정덕 의원은 또 총 사업비 30억원을 투입해 연차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오도재 단풍나무 경관 조림사업’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지적하고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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