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말 함양 출신 유학자로 유학의 경세론을 독립운동과 사회계몽 활동에 실현한 유림의 대표적 실천지식인 추범(秋帆) 권도용(權道溶:1877~1963) 선생을 재조명하는 학술세미나가 열렸다. 함양문화원(원장 김흥식)은 10월18일 오후 문화원 3층 공연장에서 ‘추범 권도용 선생의 문학과 구국사상’을 주제로 한 제15회 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회의에는 서춘수 함양군수, 황태진 군의회의장과 군의원, 노기창 NH농협 군지부장, 권도용 선생의 후손, 지역 유림 및 군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김흥식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3.1독립운동 100주년을 맞은 올해 우리지역 출신 항일독립운동가이면서 실천적 유학자의 길을 걸었던 추범 권도용 선생에 대한 학술 세미나를 열게 되어 의미가 크다”면서 “여러 학자들의 다양한 주제발표와 토론을 통해 추범 선생의 발자취를 재조명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또 “우리지역에도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있지만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분들도 많다”며 “숨은 독립유공자 발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연세대 강혜종(국문학과) 교수 등의 주제 발표에 이어 경상대 허권수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아 종합토론을 진행했다. 토론자로는 윤현숙(연세대 한국기독교문화연구소) 박사, 김윤수 지리산문학관장, 문정우(경상대 한문학과) 강사가 참여했다. 첫번째 발표에 나선 강혜종 교수는 ‘추범 권도용의 생애와 학문’이라는 주제를 발표했다. 강 교수는 “추범은 근대 전환기의 유교 지식인으로 독립운동과 사회 계몽운동을 펼쳤으며 위암 장지연에 이어 제2대 경남일보 주필을 역임했고, 한문교육자로도 활동했다”며 독립운동과 투옥 등 추범의 활동상을 소상히 소개했다. 또 “유교 경전 및 제자백가, 성리학에 깊은 조예가 있었으며 해박한 지식과 뛰어난 문장으로 당대에 널리 이름을 떨쳤다”면서 “손수 편찬한 문집 ‘추범문원(秋帆文苑)’을 통해 그의 사상과 학문적 식견, 당대의 시대상에 대처한 지사적 유림으로서의 활동사항 등을 후대에 문화유산으로 남겼다”고 했다. 윤호진(경상대 한문학과) 교수는 ‘추범 권도용의 우국 한시에 나탄 작가의식의 지향’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추범은 자신이 처한 시대를 역사 속에서 찾아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내고자 했다”며 ‘추범문원 원집 3권 사림상(史林上) 독동사육수정묘(讀東史六首丁卯)의 뒷부분에 나라가 망하게 된 현실을 옛 역사를 빌어 말하는 내용 등을 예로 들며 추범의 한시 여러 수를 소개했다. 윤 교수는 “추범은 면우 곽종석을 이어 이학의 정맥에 닿아 있었을 뿐만 아니라 가학과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남명에 대한 존숭은 그의 학문과 현실인식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남명의 현실을 바라보던 시각과 처세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하였고, 이러한 점은 그의 우국 한시에 여러 가지 형태로 드러남을 볼 수 있다”고 했다. 강동욱(진주교대 경남권문화연구소) 박사는 ‘한말 계몽 언론인으로서 추범 권도용’이라는 주제로 추범 선생을 재조명 했다. 강 박사는 “추범은 일제의 국권 침탈이 두드러지는 상황 속에서 국권을 수호하기 위한 언론 계몽운동의 필요성에 기인한 것으로, 짧은 기간(1910~1913년)이었지만 경남일보 기재원(記載員)과 주필로 활동하면서 신구학식을 바탕으로 신문에 빼어난 글들을 실어 경남일보의 명성을 드높였다”고 했다. 강 박사는 “추범은 경남일보에 많은 글을 게재했으나 현재까지 전하는 것은 일부분에 불과하고 다른 언론매체에도 많은 기고를 남겼다”며 “계몽언론인으로서의 추범을 제대로 조명하기 위해서는 더욱 광범위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추범 권도용 선생은 함양군 병곡면 도천 출신으로 유림 광복운동인 파리장서의 주역인 면우 곽종석으로부터 유학을 공부한 유학자이다. 1919년 만세의거 후 함양군 지곡면에서 ‘조선독립선언서’ ‘독립충고문’ ‘조선독립가’ ‘조선독립책선언문’ 등을 제작 배포하다 일경에 체포돼 부산지방법원 진주지청에서 출판법 위반으로 징역 1년형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르는 등 독립운동에도 앞장섰다. 정부는 지난 1990년 추범의 공훈을 기려 건국훈장 애족장(1986년 대통령표창)을 추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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