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화 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부각을 만든 세월은 30년이 넘었다. 부각 만드는 것을 가르쳐 주신 분은 친정어머니도, 시어머니도 아닌 시아버지다.” 함양읍 거면들길 21-62 진&진 푸드 김강숙(56) 대표는 30여년 쌓아온 주부의 손맛을 밑천으로 지난 6월 부각 제조공장을 설립해 독특한 부각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함양읍 두산마을이 고향인 그는 25살에 제일극장 막내아들이던 박승욱(65) 씨와 결혼했다. 박 씨는 9남매(3남6녀)의 일곱 번째로 남자형제 중에서는 막내다. 박 씨는 친구 어머니 장례식에 조문을 하러 갔다가 상중이던 김 대표와 처음 눈인사를 나누었다. 이후 박 씨의 적극적인 구애로 9살의 나이 차를 극복하고 친구 동생을 아내로 맞게 됐다. 김 대표가 결혼했을 때는 이미 시어머니는 돌아가신 뒤였다. “형님들이 모두 서울에 살고 있어 결혼 후 시아버지를 모시고 살았는데 막내며느리인 자신을 무척 아껴 주셨다”고 했다. “세상을 떠나시기 전까지 7년을 함께 살면서 요리하는 것을 비롯해 많은 것을 가르쳐 주셨다”며 “시아버지 이야기를 하면 아직도 그리움의 눈물이 난다”고 한다. “시아버지는 시어머니가 살아계셨을 때도 집안일을 잘 도와주셨다. 가부장적인 시대를 사셨지만 20년은 앞서갔던 신세대였다. 상당히 지혜롭고 현명한 분이셨다”고 했다. “요리사는 아니었지만 음식도 곧잘 만드셔서 시아버지에게 많이 배웠다”며 “부각 만드는 것도 시집와서 시아버지에게 배웠는데 이렇게 사업까지 할 줄은 몰랐다”고 했다. 그는 “사업화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30년 넘게 꾸준히 부각을 만들었던 게 큰 도움이 됐다”며 “다른 업체와 차별화를 위해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했다. 진&진 푸드에서 생산하는 상품은 김부각과 고추부각을 비롯해 연근부각, 황태껍질부각, 새송이버섯부각 등 다섯 종류이다. “다섯 가지 모두 골고루 잘 판매되지만 황태껍질부각과 새송이버섯부각은 생산하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고 했다. 연근부각은 노랗게 천연치자 물을 들여 눈도 호사를 누린다. 김 대표는 “지난 6월 본격적인 상품생산에 앞서 9개월 동안 공장에서 숙식하며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매진했다”고 한다. “그동안 갔다버린 재료만 해도 엄청나다”며 “내가 먹고 만족하지 못하는 제품은 판매하지 않는다는 게 기본 원칙”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맛이나 영양, 품질도 중요하지만 건강을 해치는 음식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위생과 원자재 관리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작업장 청결 및 위생관리는 매일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직원들에게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강조한다. 작업장을 출입할 때는 반드시 손을 씻고 장화를 소독하는 것은 철칙이다. 작업을 할 때는 위생복과 장갑, 모자, 마스크 작용은 필수다. 위생관리에 철저한 김 대표는 햅샵(HACCP:유해물 제거인증) 인증을 위해 3억원이 넘는 돈을 과감하게 투자해 위생적인 설비를 갖췄다. 현재 HACCP 인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진&진 푸드에서 생산되는 부각은 통영대전·광주대구고속도로 등 함양 관내 고속도로 상하행선 휴게소 로컬푸드매장 4곳과 안의농협 하나로마트에서 판매되고 있고, 함양군 쇼핑몰과 유통전문 업체인 ‘막내딸집’에 OEM방식으로 납품해 전국에 판매되고 있다. 블로그도 곧 개설 예정이다. 진&진 푸드는 국내산 농산물을 대부분 사용한다. 찹쌀과 새송이버섯, 죽염 등은 함양에서 생산되는 것을 구입해 사용하고 치자와 찹쌀풀 육수에 사용되는 표고버섯은 남편이 농장에서 직접 재배한다. 김 대표는 “2020 산삼엑스포를 겨냥한 상품은 이미 개발에 성공했다”며 내년 엑스포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지역 특산물인 양파를 활용한 부각을 만들기 위해 몇 개월째 공을 들이고 있으나 계속 실패하고 있다”며 “꼭 성공해 함양양파를 알리고 소비촉진에도 도움을 드리고 싶다”는 의지를 불태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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